한국거래소, "2020년 세계 `빅7` 도약"

한국거래소가 2020년 세계 7대 거래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정규시장 거래시간 연장, 증권거래세 감면, 석유현물시장 거래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또 수출용 정보기술(IT)시스템의 가격과 품질경쟁력 강화, 글로벌 인수합병(M&A) 추진, 기업공개(IPO) 추진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 수익구조 다변화 등을 꾀한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9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거래소 선진화 전략`을 발표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9일 서울 사옥 기자실에서 020년까지 추진해야 할 중장기 과제를 담은 `한국거래소 선진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9일 서울 사옥 기자실에서 020년까지 추진해야 할 중장기 과제를 담은 `한국거래소 선진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거래소는 성장세가 둔화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인 정규시장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뉴욕증권거래소 6.5시간, 유로넥스트 8.5시간 등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은 우리나라보다 길고 인도와 홍콩, 싱가포르, 호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도 최근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찬반 의견이 있는 만큼 시간외거래 연장을 추진하고 향후 거래시간 연장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시간 연장에 앞서 시간외거래 마감시간을 4시(현재 3시30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전산시스템 개편을 감안해 상반기에는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증권사 주문 서버를 거래소 IT센터 내에 설치하는 `Co-Location` 서비스로 파생상품시장을 중심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거래세 감면과 파생거래세 비과세 유지 등 세제지원도 금융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비상장 유망 기업의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상장요건을 시장별, 기업별 특성에 맞게 다양화하기로 했다. 중대형 우량기업은 주식분산 등 일부 요건을 완화하고 45일인 기존 심사기간을 단축한 `신속상장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도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상장요건을 완화한다. 수시공시 항목을 줄이는 등 상장사 공시부담을 줄이고, 코넥스시장이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코스닥 이전상장 촉진, 주가지수 산출, 매매방식 변경 등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석유현물시장 거래활성화로 유가 인하 기여, 3월 개설 예정인 금현물시장을 통해 금거래 유통구조 투명화, 탄소배출권시장 개설 추진으로 녹색성장 인프라 지원 등 일반상품시장을 육성키로 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해외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용 IT 시스템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연계거래 대상상품이나 대상거래소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으로 2~3년 내 실행 가능한 글로벌 M&A 전략을 추진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지난 2007년 이후 중단된 거래소 IPO 문제도 추진시기와 방법 등을 정부와 협의한다.

거래소 조직도 개편한다. 중소 벤처기업 상장유치 강화를 위한 상장유치부가 신설되고 해외사업 전담조직을 이사장 직속 국제사업단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상무급의 IT 담당 임원(CIO)도 별도로 둘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전략별 추진과제를 정부와 협의해 계속 추진하겠다”며 “반기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정부 정책과 시장 환경에 맞춰 세부내용을 탄력 운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