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익명 검색엔진 서비스 `덕덕고(Duckduckgo)`가 처리한 검색 건수가 10억건을 돌파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아직 이름도 생소한 서비스가 큰 관심을 끈 이유는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파문 이후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덕덕고는 사용자 검색 기록과 인터넷 주소를 저장하지 않는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 정보수집과 감시 행태를 폭로하기 전까지 덕덕고가 처리하는 검색 건수는 하루 150만 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초 가디언이 처음 스노든 제공 문건을 공개한 이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1월까지 매일 400만명, 매달 1억명 이상이 덕덕고 사이트를 찾았다. 지난 7일엔 24시간 동안 445만2957건 검색 요청을 처리했다. 사이트 개설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가디언은 덕덕고 인기가 높아진 데는 사용자의 `반 구글` 심리도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덕덕고는 검색 정보를 저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암호화 기술로 안전하게 보호한다. 구글도 지난해부터 모든 검색 내용을 암호화하기 시작했지만 검색 내용 저장을 막으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구글을 비롯한 인터넷 업체는 스팸 방지와 서비스 향상을 검색 개인 정보를 저장한다고 주장한다. 정보 분석으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맞춤 서비스는 `필터 버블` 같은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필터 버블은 맞춤 정보 서비스에 개인의 생각 범위가 제한되는 현상이다.
덕덕고는 블로그에 “2006년 이후 우리는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애국법`에 종속 받지 않는 네덜란드 업체라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며 “올해는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덕덕고가 기존 검색 서비스와 차별점으로 사용자를 늘려가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우선 검색엔진 시장에서 덕덕고 시장 점유율은 구글의 1990년대 후반 점유율보다 작다. `스타트페이즈(StartPage)`와 자매 사이트 `아이엑스퀵(Ixquick)` 같은 다른 보안 검색 서비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NSA 파문 이후 덕덕고 하루 검색 처리 건수
자료:가디언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