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미래 금융 서비스 파이오니아`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

식당·편의점과 같은 매장에서 신용카드 승인을 위해서는 별도의 결제 단말기가 필요하다. 이를 밴(VAN)단말기라 부른다. 과거 밴 단말기는 조회와 결제 기능이 전부였다. 슈퍼컴퓨터급 스마트폰이 일반화했지만 보수적인 금융시장에서 결제 단말기 기능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50)가 `멍텅구리` 단말기에 반기를 들었다. 밴 단말기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만큼 똑똑해질 수 있다고 장담했다.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m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m

“밴 단말기가 똑똑해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금융서비스를 둘러싼 이용습관과 환경이 `180도`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카드 사용 패턴입니다. 정부 시책에 따라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와 같은 비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결제시장에서는 모바일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입니다. 결제 단말기 시장도 은행권의 마그네틱 카드 전면금지와 IC카드 보급 확대로 고용량 데이터 처리가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체크카드 비중은 지난해, 전년과 비교해 30% 이상 급증했다. 반면에 신용카드는 한 자리 성장에 그쳤다. 고용량 데이터가 오고가면서 밴 서비스를 위한 회선도 기존 전화망(PSTN)에서 모바일과 인터넷망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페이뱅크는 3월께 기존 단말기와 차원이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단말기를 내놓는다. 이미 30억원가량을 선투자했고 거의 막바지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가격을 기존 안드로이드 단말 제품에 비해 절반 정도 낮출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이 나오면 다양한 앱을 설치해 무궁무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밴 서비스는 기본이고 현금영수증 발행, 금융과 뱅킹, 소액대출, 교통카드 충전과 결제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페이뱅크가 역점을 두는 기능이 소액대출 중개와 가맹점 관리 서비스다. 소액대출은 은행이나 대부업체를 통하지 않고 수백만원 규모의 소규모 대출을 바로 받을 수 있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가맹점 입장에서는 편의성면에서 `단비`와 같은 서비스다. 이미 농협캐피탈·SBI저축은행 등과 손잡았으며 추가로 금융업체를 늘려가고 있다.

`샵 데스크`로 불리는 가맹점 관리 기능은 자동으로 구축되는 고객 결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박 대표는 “가령 시범서비스 중인 `전자 스탬프`는 오프라인 쿠폰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 와 가맹점, 소비자 모두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 스탬프 기능은 쿠폰에 도장을 찍어 주듯이 스마트폰에 디지털 도장을 찍으면 해당 가맹점 앱이 자동으로 실행돼 가맹점주는 고객 관리가,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쿠폰을 일괄 관리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단말기가 나오면 대리운전 호출·아르바이트생 관리·백업 결제·주문 단말·단문메시지 마케팅 앱 등 다양한 서비스가 봇물처럼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뱅크가 미래 금융서비스를 책임질 선도업체로 부상한 데는 박 대표의 의지도 컸다. 페이뱅크는 금융솔루션 전문업체인 `뱅크25`를 인수해 지난해 3월 설립했다. 뱅크25는 10년 넘게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밴 사업과 단순한 뱅킹 솔루션이 전부였다. 우리은행에 몸담았던 박 대표는 금융 노하우와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신사업 발굴에 나섰고 기존과 전혀 다른 사업모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가장 보수적인 분야가 금융이지만 금융만큼 트렌드와 첨단 기술에 민감한 분야는 없을 것”이라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워 페이뱅크를 국내 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강소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