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인터넷TV 사업자 `에어리오`에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미디어·방송업계에 지각변동이 온다.
미 주요 언론은 연방 대법원이 인터넷TV 서비스업체 에어리오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면서 법원 판단에 따라 미디어·방송업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온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은 에어리오가 가입자에게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받아볼 수 있게 한 것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심리할 예정이다. 대법원이 에어리오의 손을 들어주면 CBS그룹, 21세기폭스, 월트디즈니, 컴캐스트 등 미국 방송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대형 방송그룹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미디어업계의 거물, 배리 딜러가 2012년에 시작한 에어리오는 뉴욕을 포함해 미국내 1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다. 이 회사는 에어리오가 클라우드 방식으로 디지털 저장장치에 보관하고 있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소형 안테나로 접속해 보게 한다. 스트리밍 방식의 인터넷 TV다.
가입자는 원하는 TV프로그램만 찾아볼 수 있고 한 달 이용료는 8∼12달러로 저렴하다.
기존 미디어그룹이 운영하는 케이블 방식 TV프로그램 공급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는 보고 싶지 않은 방송 내용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봐야 해 평균 사용료가 월 100달러를 훌쩍 넘는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대법원이 에어리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뉴욕 연방 항소법원은 `우리는 단순한 인터넷 안테나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에어리오의 주장을 받아들여 저작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에어리오 가입자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이미 2000만∼3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최소 100달러가 넘는 엄청난 케이블TV 가입비가 필요하지 않은데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 5월 월트디즈니가 소유한 미국 ABC방송은 공중파 방송 가운데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모든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앱을 선보였다. 에어리오의 영향으로 점차 시청률이 떨어지는데 따른 자구책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