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용일 솔라루체 사장 "이제는 민수 시장 잡는다"

김용일 솔라루체 사장
김용일 솔라루체 사장

지난 몇년간 국내 발광다이오드(LED)조명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은 중소기업으로 솔라루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LED조명 공공 조달 시장에서 지난 2011·2012년 연속으로 매출액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LED조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고 가장 수혜를 입은 회사라는 얘기도 뒤따랐다. 지난 2012년에는 조달 부문 점유율이 19%에 달했다. 수십개 업체가 경쟁하지만 유독 튀는 이유를 직접 물어봤다.

김용일 솔라루체 사장

은 기술력 덕분 이라고 간단하게 말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외국계 반도체 장비기업에 근무하던 김 사장은 1990년대 중반 직접 회사를 차렸다. 최근 공정에는 널리 쓰이지만 당시는 너무 앞선 기술이었던 원자증착기(ALD)를 개발하다 결국 사업을 다른 업체에 넘겼다. 이후 눈을 돌린 곳이 LED다. 지난 2002년 솔라루체를 설립했다.

“반도체를 경험해 봤으니 소자 기술에 강점이 있는 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칩·패키지보다는 모듈을 개발하면서 후방 산업 공급망(SCM)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명 모듈을 개발했지만 시장이 열리기까지 2~3년을 더 기다렸다.

김 사장은 “방열판만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알루미늄 등을 가져다 수도 없이 실험했다”며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다보니 조달 시장 개화기에 시장 선점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포공항·제주공항, 서울메트로·인천메트로 등 LED 조명으로 교체한 공공시설 곳곳에서 솔라루체 마크를 볼 수 있다.

이제는 조달 시장에서 성공을 기반으로 민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기업·외국계 조명 업체들과 정면 승부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90% 이상이던 공공조달 매출을 지난해 매출액 비중의 68%까지 줄였다. 국내외 대리점을 찾아다니면서 공급 계약도 속속 맺고 있다. 솔라루체 전문 취급점만 국내에 30곳을 뒀다.

올해부터는 모듈 플랫폼화를 시도한다. 전원부와 기구물 중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동일하게 설계·생산하고 케이스와 접속 부위 등만 교체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단가도 줄일 수 있다.

올해 중소기업적합업종 재심사에서 LED 조명이 제외되더라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다. 김 사장은 “외부 요인이나 구설수 때문에 흔들리기 보다는 제 갈길을 가자는 주의”라며 “원가 절감, 해외 시장 공략으로 매출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