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제조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계열사 간 사업 구조 개편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소재 사업은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이 뚜렷하게 작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코닝정밀소재 계열 분리를 시작으로 소재 사업 재편에 시동을 걸었으며 LG도 사업 담당 독립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5일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삼성에서 분리돼 미국 코닝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삼성그룹 소재 사업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그동안 영업 지역이 한국으로 묶여 있었지만 향후 이 조건이 없어지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영업도 가능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로서도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삼성코닝정밀소재를 이용해 유리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장기적으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소재 사업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분리와 함께 알짜였던 전극(타깃) 사업을 삼성코닝어드밴스드로 넘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간 매출이 2000억원 수준으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AM OLED TV 시장을 겨냥해 출범한 삼성코닝어드밴스드가 당분간 수익을 창출할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00여명에 달하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인력 재배치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 4000여명 직원 중 1500명 안팎 직원이 전배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배가 진행된 후 일부 연구원은 삼성 전자소재연구소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삼성 계열 제일모직은 지난해 패션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1조여원 자금을 신규 소재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부품·소재 수직계열화 지분 매입 작업도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그룹 소재 사업 재편도 주목을 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소속이던 화학·전자소재(CEM) 사업부를 별도 사업 담당으로 분리했다. CEM 사업담당이 CEO 직속으로 편입됨에 따라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CEM 사업담당은 프리즘시트와 대형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은나노와이어, 멤브레인 필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사업은 최근 LG화학으로 교통 정리됐다. LG하우시스도 ITO 필름을 개발해왔지만 사업조직까지 갖춘 LG화학에 힘을 실어줬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ITO 필름 시장은 약 8억8000만달러로 일본 닛토덴코가 6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제조업 관련 대기업이 소재 사업 구조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삼성과 LG가 상당한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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