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P 현장]미국에서 특허 등록, 우선심사제도 활용이 관건

특허출원 후 특허청이 첫 번째 의견제출 통지서를 송달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인 심사 처리기간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기준 13.2개월이다. 출원인이 이에 대응하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특허출원 후 등록되는데 까지 2년 가까이 소요된다. 미국은 심사 적체 현상이 더 심해 심사처리 기간만 201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평균 18.4개월이 필요하다.

미국 특허청은 심사 적체 현상을 감안해 조기에 권리를 획득하고자 하는 출원인을 위해 일반 심사보다 우선적으로 심사를 진행하도록 여러 제도를 뒀다. 이 중에서 미국 개정발명법(AIA)에 포함돼 2011년 9월부터 실행되는 우선심사(PE)를 이용하면 가장 빠르게 특허등록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특허청 통계에 따르면, 2013년 PE제도를 이용한 경우 평균 심사 처리 기간이 3.9개월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심사 처리기간인 18.4개월과 비교해 볼 때, 심사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PE 제도는 특허출원에 대한 최종 처분이 PE 신청이 승인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마무리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미국 정규 특허, 식물 출원이거나, 연속 출원 또는 RCE(Requests for Continued Examination)출원이어야 한다. 국제출원으로 국내 단계에서 아직 진입하지 않았거나 디자인 출원, 재등록 출원, 임시 출원, 재심사 과정에 있으면 PE를 신청할 수 없다.

둘째, 독립항이 4개를 초과하지 않고 전체 청구항이 30개를 초과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다중 인용 종속항도 포함되면 안 된다. 특허 출원은 반드시 전자출원 시스템을 통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해야 한다. 세째, PE 신청료 4000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PE 신청료는 중소기업 2000달러, 영세기업(Micro Entity)은 1000달러로 할인된다.

AIA에서는 PE로 신청된 특허 출원 심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1회계연도 내에 1만건을 초과하는 우선심사 신청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2012년 회계연도에는 5037건, 2013년 회계연도에는 6295건의 PE 신청이 각각 승인됐다.

미국 특허법에서는 AIA 이전에도 두 가지 심사촉진 제도를 두고 있었다. 하나는 신속심사(AE)고, 다른 하나는 특허심사 하이웨이(PPH)다. AE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선행기술조사를 진행하고 청구항과 선행기술 차이점에 대한 설명서를 첨부해야 한다. PPH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특허심사 결과 특허 등록된 청구범위와 일치하도록 미국 특허출원 청구범위를 보정해야 한다. 새로이 실행된 PE 제도는 단순히 PE 신청과 비용을 납부하는 것만으로 조기에 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절차가 매우 간편하다.

비용 측면에서 볼 때, AE의 신청료 자체는 140달러에 불과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선행기술조사와 설명서 작성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PE 신청료와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 PPH는 별도 신청료가 소요되지는 않지만, 미국의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평균 심사 처리기간이 13.1개월이 소요돼 18.4개월이 소요되는 일반 출원에 비해서도 심사 기간 단축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E는 PPH에 비해 비용은 많이 소요되나 심사기간 단축 효과는 매우 크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내에 특허등록을 신속하게 받고자 하는 기업은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심사촉진 제도의 장단점을 잘 이용하고, 특히 이번 미국 개정특허법에서 새로이 도입된 PE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용현 특허법인 이버드 변리사 yhshin@ebirdp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