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ED 조명업체, 日에 치이고 中에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

“일본과 중국 업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도 목격됩니다.”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조명기구 전시회 `라이팅재팬 2014`에 참가한 모 조명 업체 대표는 일본 LED 시장 개척이 아직 녹록지 않음을 토로했다. 기술 발전을 이뤘고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았지만 행사장에서 큰 관심은 받지 못했다.

도쿄에서 열린 조명기구 전시회 `라이팅재팬 2014`에 참가한 국내 기업이 관람객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에서 열린 조명기구 전시회 `라이팅재팬 2014`에 참가한 국내 기업이 관람객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 말한 `샌드위치 신세`는 LED 조명 전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기술은 일본에 뒤지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보다 낮다. 일본은 LED 패키징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로 국내 기술력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격차가 있다. 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는 COB(Chip On Board) LED로 특성화를 꾀한다.

LED조명업체 휴닉스 배영수 대표는 “기술은 일본 업체와 대등하고 가격은 더 싸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도시바와 파나소닉 등 대기업이 LED조명을 만드는 일본과 달리 국내는 중소기업 중심이라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능력도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여개 기업이 한국관을 차렸지만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긍정적 신호도 발견됐다. 특정 분야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확인했다. LED 컨버터와 렌즈, 방열 기술 등이 진일보했다. 골프장 조명과 주차장 조명 등 국내 업체마다 고유의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다. 패키징 기술은 삼성전자와 LG이노텍 등 대기업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IT 융합 감성조명 시장에선 해외 업체를 앞선다.

오승철 진우엘텍 전무는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옥외등 시장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확인했다”며 “작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일본에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