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C 낸드플래시 가격, 성능 만족…수명은 MLC보다 짧아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트리플레벨셀(TLC) 낸드플래시가 수명 문제로 도마위에 올랐다. 가격과 성능은 좋지만 제품 수명이 종전 멀티레벨셀(MLC) 방식보다 짧기 때문이다.

TLC 낸드플래시는 셀당 3비트(bit)를 저장할 수 있다. 기존 MLC 방식은 셀당 2비트로 동일 공간에 데이터 저장 용량이 적다. 같은 용량 제품에서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다.

하지만 TLC 낸드플래시는 셀당 저장용량이 큰 만큼 기록·삭제가 반복되며 전자가 산화물을 뚫고 지나가는 횟수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산화물 소모 속도가 빨라지고 내구성이 약화된다.

최근 인터넷 저장장치 사용자 모임들에는 T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저장장치의 수명 문의가 늘고 있다. TLC 낸드플래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구매 전 데이터 안정성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하지만 제조사는 읽기·쓰기 횟수로만 정보를 공개해 제품 수명을 일반 소비자가 알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벤치마킹업체와 일반 사용자들의 TLC 제품 수명 테스트도 줄을 잇고 있다. 유럽 벤치마킹 사이트 하드웨어인포는 T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특정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용 수명을 최소 2.8년으로 밝혔다. 120GB SSD에 저장 데이터가 일부 공간을 차지하고 매일 20GB씩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가상 환경을 설정해 실험한 결과다.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TLC 제품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MLC 제품과 비교해 구조적 한계는 있지만 제품의 속도부터 수명까지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TLC를 비롯한 낸드플래시 수명은 사용자 환경에 따라 달라 측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제조사들이 공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 소비자들은 장단점에 따라 용도와 가격을 고려해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