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발머처럼 안 되려면 "웨어러블과 시물인터넷에서 성과 내야"

`팀 쿡은 제2의 스티브 발머가 될 수 있다.`

포브스는 팀 쿡 애플 CEO가 스마트폰 혁명을 이을 웨어러블 컴퓨팅과 사물인터넷(IoT)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능한 경영자이긴 하지만 혁신가 계보를 잇기 힘들다.

팀쿡 애플 CEO.
팀쿡 애플 CEO.

쿡과 발머는 천재적 창업자의 뒤를 이었다. 쿡은 스티브 잡스를, 발머는 빌 게이츠를 대신해 회사를 이끌었다. 쿡은 스티브 잡스 때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며 애플을 큰 이익을 남기는 회사로 만들었다. 쿡은 잡스 뒤를 이어 CEO에 올랐고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내며 애플 성장을 이끌었다.

발머는 13년간 마이크로소프트 CEO로 일했다. 2002년 300억달러(약 31조8000억원)였던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은 2013년 800억달러(84조8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와 오피스로 승승장구했으며 엔터테인먼트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에서도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발머는 스마트폰이 가져올 모바일 혁명 대응이 늦어지며 검색과 광고, 클라우드컴퓨팅, 소셜미디어(SNS)에서 모두 뒤쳐졌다. 발머는 유능한 경영자이긴 하지만 빌 게이츠를 능가할 혁신가는 아니다. 결국 지난해 CEO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후임을 물색 중이다.

스티브 잡스가 떠난 후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보이지 못한 쿡도 발머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다. 쿡은 차이나모바일과 계약하고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폰5C 등을 내놨지만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지 못했다.

전설의 컴퓨터 과학자 고든 벨에 따르면 10년마다 컴퓨팅 기술은 새롭고 값싼 기술에 도전을 받는다. 새로운 컴퓨팅 기술은 기존보다 10~15배 빨라지지만 가격은 10%밖에 상승하지 않는다. 신기술은 새로운 산업을 창조한다. 벨의 법칙이라 불리는 이 예측대로라면 다음 기술은 웨어러블 컴퓨팅과 IoT다.

애플이 아이와치로 불리는 스마트 와치 개발에 한창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과연 쿡 CEO가 아이와치를 아이폰을 능가할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까. 포브스는 애플이 기존 아이폰 생태계를 확장하는 수준의 아이와치로는 큰 반향을 불어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