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에서 R&D 메카로 변모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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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유럽 연구개발(R&D) 지출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중국 R&D 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해 올해 3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대표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는 지난 10년간 R&D 지출을 14배 이상 늘렸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기술 주도국`으로 변신하는데 R&D 투자가 핵심 요인이라는 증거다.

세계의 공장에서 R&D 메카로 변모하는 중국

중국이 기술주도국으로 변신하는 핵심 요인은 지속적인 R&D 투자 덕분이다. 화웨이는 지난 10년간 R&D 지출을 10배 이상 늘렸다. 사진은 화웨이 선전 본사.
중국이 기술주도국으로 변신하는 핵심 요인은 지속적인 R&D 투자 덕분이다. 화웨이는 지난 10년간 R&D 지출을 10배 이상 늘렸다. 사진은 화웨이 선전 본사.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오랜 기간 위탁생산에 주력해왔지만 여러 기술기업이 글로벌 시장 리더로 부상하며 통신과 모바일 기기,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이끈다고 보도했다. 원동력은 막대한 R&D 비용이다. 미국 바텔연구소는 올해 중국 R&D 지출을 2840억달러(약 300조원)로 점쳤다. 4650억달러(약 490조원)인 미국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증가폭은 5배 이상이다. 2018년엔 유럽, 2022년 미국을 앞지를 전망이다.

R&D 투자에 집중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다. 지난해 이 회사 R&D 지출은 54억6000만달러(약 5조8000억원)다. 10년 전인 2003년엔 3억8900만달러(약 4100억원)에 불과했다. 화웨이는 지난 10년간 통신장비 분야에서 경쟁사인 노키아, 알카텔-루슨트를 추월했다. 값비싼 하드웨어 부품을 교체하는 대신 소프트웨어로 무선통신 효율성을 높이고 기능을 개선했다. 화웨이의 창의적인 R&D 인력 덕분이다.

2000년 화웨이에 입사해 현재 무선장비사업 임원으로 활동하는 피터 저우는 “당시 상하이 연구센터 연구인력은 수백명이 고작이었다”며 “지금은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1만명 이상이 근무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가 이미 2020년을 내다보고 5세대 네트워크 연구를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하이테크 분야 약진도 중국을 기술 주도국으로 변신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미국 기업이 주도하던 모바일 칩 분야 성장이 눈에 띈다. 푸저우락칩일렉트로닉스와 올위너테크놀로지는 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칩 분야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아직은 퀄컴과 엔비디아가 한참 앞서가지만 점차 존재감을 높여간다.

전체 반도체 분야에선 정부 지원도 뒤따른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국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50억달러(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매년 막대한 반도체를 수입해 온 중국으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반도체 설계와 테스트, 생산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기업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큰 수익을 올리지만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전했다. 해외 고객 기호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이다. 다른 아시아 기술기업이 맞닥뜨렸던 도전사항이다. 지난해 텐센트가 위챗 해외 사업을 위해 2억달러(약 2100억원)를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과 미국 R&D 지출 규모

자료:바텔연구소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