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가 중고 휴대폰 수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국내 중고폰 시장은 주로 중소 유통업자들이 매입·판매하거나 이동통신사가 서비스 차원에서 자사 가입자를 상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전부였다.
SK C&C는 19일 “이번 주 중고폰 거래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SK C&C는 계열사인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 상관없이 중고폰 물량을 매입해 해외에 판매해 중고폰 산업을 수출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물량 확보를 위해 사이트와는 별도로 대형가전 양판점과 편의점, 할인점 등과 제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SK C&C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은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음성화돼 있다. SK C&C 관계자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나오는 중고폰 물량이 연간 2000만대로 추정되는 데 이 중 1000만대는 추적도 되지 않고 있으며 나머지 1000만대도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나 민감한 정보 삭제 없이 해외로 팔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값도 못 받고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까지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가 정보 유출을 우려해 쓰지 않는 중고폰을 보관하고 있기도 하다.
SK C&C는 자사 IT서비스 기술력으로 중고폰에 남겨진 개인 정보를 확실히 삭제하고, 휴대폰 제품에 따라 현재 중고 시세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첫 번째 리사이클링(중고 제품 매매) 사업인 SK엔카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중고폰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SK엔카를 통해 중고차 시장에서 리사이클링(중고 제품 매매) 비즈니스 경쟁력을 마련했다”며 “중고폰 사업은 두 번째 리사이클링 사업으로, 시장을 양성화하고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 `T에코폰` 서비스는 SK C&C의 사업 계획에 따라 지난 1일 종료했다. SK그룹이 지난해 출범한 사회적기업 `행복한 에코폰`은 중고폰 검수 작업 등을 그대로 맡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