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통폐합한 계열사 `내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이한 조직을 한곳에 모아놓다 보니 견제와 다툼이 끊이지 않아 시너지는커녕 역효과가 커지는 상황이다. `조직력 강화`가 현대차그룹 경쟁력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 사내 임직원 간 융합 및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활동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TF를 만들고 `강한 조직력 구축`에 나섰다”면서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TF를 꾸려야 할 정도로 현대모비스가 조직력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컨테이너 사업을 하던 현대정공에서 출발한 현대모비스는 2000년대 들어 자동차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카스코, 현대오토넷 등을 합병하면서 상이한 조직문화를 가진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 됐다. 그러나 승진과 업무배치 등에서 유무형의 차별이 존재하면서 강력한 단일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오트론이 대표적이다. 현대오트론은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용 반도체 및 전자제어기술 독립을 꿈꾸며 2012년 4월 야심차게 던진 `히든 카드`지만 2년이 다 되도록 방향 제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끊임없는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로 단결된 조직문화 구축 실패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현대오트론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조직 출신들을 모아놓다 보니 물리적 결합은 이뤄졌지만 화학적 결합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케피코 출신은 성골, 모비스 출신은 진골, 그 외 전자기업 출신은 6두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기아차도 외부에서 수혈한 전자 출신 인력이 기계 출신에 밀리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세계 4위를 넘어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집안단속`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전 임직원의 역량을 결집해줄 것”을 당부하고 “글로벌화된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는 등 단합된 조직문화를 구축해줄 것을 현대·기아차 및 계열사에 요청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기업문화 전파 관련 조직을 만든 적은 있지만 별도의 TF를 만든 것은 아니다 면서 인사상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고 말했다
[표]현대차그룹 계열사 조직 구성 현황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