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학필름 업계가 LCD 프리즘시트 양산에 속속 성공하면서 디스플레이 맹주 한국을 거침없이 추격하고 있다.
미국 3M이 독점하던 프리즘시트를 국산화한지 10년여만에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디스플레이 투자가 중국에 집중되고 있어 현지 업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국내 업계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캉드신(KDX)·화웨이·카이신센(CCS) 등 현지 필름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 내 프리즘시트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 20~3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대만 기업인 유브라이트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에 중대형 프리즘시트까지 공급하면서 잠식해왔던 시장이다. 최근에는 SDK·엑시톤·에스스크린 등 중국 후발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프리즘시트 업체 상보와 기술 제휴한 르카이 등까지 합치면 10개 이상 중국 업체가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들은 지난해까지 AUO·CPT·BOE·CSOT 등 차이완 LCD 업체에 주로 제품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업체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광저우·쑤저우에 신공장을 설립하면서 프리즘시트 등 광학 필름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추세”라며 “중국 업체의 시장 침투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프리즘시트는 LCD TV 백라이트유닛(BLU) 핵심 소재로, 빛을 굴절시켜 휘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3M이 거의 독점해왔지만 지난 2003년부터 LG전자, 엘엠에스, 상보 등이 국산화하면서 한국으로 주도권이 넘어왔다. 두산전자·신화인터텍·코오롱·미래나노텍도 합세했다.
중국 프리즘시트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원단 업체들도 중국 현지화 전략에 나섰다.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필름을 공급하는 SKC는 지난해 광학필름 라인을 중국에 구축했다. SKC 관계자는 “중국 기술이 한국에 한참 뒤쳐져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경쟁할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중국 내에서 광학시트 현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공정 기술 고도화를 통해 원가 절감을 극대화하고 광학필름을 복합 소재화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