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니로(WaNeLo)`는 `원트(Want)`와 `니드(Need)` `러브(Love)`의 앞글자를 더한 말로 이미지 기반 전자상거래 연계 플랫폼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상거래 기능을 합쳤다. 지인 혹은 업체가 올린 멋진 제품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손쉽게 구매한다. `핀터레스트`는 탐이 나는 제품을 발견하고도 실제로 파는 물건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를 알 수 없었다. 2010년 창업해 서비스는 2012년 6월에 시작했다. 2012년 말 100만명 수준이던 회원이 지난해 5월 기준 800만명까지 늘었다. 투자는 두 번에 걸쳐 1400만달러(약 150억원)를 유치했다.
-정진욱(글로벌뉴스부 기자)=이미지 중심 SNS `핀터레스트`가 미국에서 큰 인기다. 핀터레스트와 비교해 서비스를 설명한다면.
▲최환진(이그나잇스파크 대표)=핀터레스트는 이미지 중심으로 원하는 정보를 모은 일종의 위시리스트다. 좋아하는 걸 보고 공유하는 목적으로 전자상거래 연계는 없다. 와니로는 핀터레스트 단점을 영리하게 보완했다. 사용자는 인터넷을 사용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 이미지를 발견하면 링크와 태그 입력으로 간단하게 내 위시리스트에 옮긴다. 일종의 `찜` 기능이다. 위시리스트에 등록된 제품은 100% 구매 가능하다. 쇼핑몰 링크를 타고 들어가 마음에 들면 언제든 살 수 있다. 핀터레스트에는 살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혼재돼 있다. 어느 제품이 실제로 살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어디서 파는지도 모른다. 관심 있는 제품 구매를 간단하게 연결하는 게 와니로의 특징이자 경쟁력이다.
-정진욱=와니로를 추천하는 이유는.
▲최환진=`디스커버리 커머스` 이른바 `발견상거래`를 모바일에서 구현한 기업이다. 좋은 인재가 모였으며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현지 유명 쇼핑몰 `에스티(Esty)`의 페이스북·트위터 제휴 담당 부사장이 최근 합류했다. 핀터레스트 경쟁 서비스로 마크 저커버그가 투자한 `펜시`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실버만도 한 배를 탔다. 그만큼 현지에서 주목받는 서비스로 국내 스타트업도 참고할 만하다.
-정진욱=와니로의 비즈니스모델은.
▲최환진=아직 서비스에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하지 않았다. 현재는 서비스 영향력을 증명하는 시기다. 링크 연결로 트래픽 몰아주는 힘이 있음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와니로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으로 발생하는 거래 규모가 하루 10만달러(약 1억700만원)다. 와니로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기존 쇼핑몰 매출이 크게 뛴다. 서비스 힘을 시장이 좀 더 인식하면 트래픽을 기반으로 수수료를 받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
-정진욱=개별 고객 단위 상품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 이미지가 사용자 개인의 친구에게만 노출되는 게 아닌가. 큰 매출 발생이 가능한 배경은.
▲최환진=한 사용자가 처음으로 A라는 제품을 등록했다고 하자. A제품은 사용자 위시리스트에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와니로에 독자 스토어가 만들어진다. 이후 다른 사용자가 A제품 이미지를 등록하면 이 스토어에 차곡차곡 쌓인다. 일종의 크라우드소싱으로 모든 사용자가 개별 브랜드 스토어 자료 수집에 기여한다. 다른 사용자는 꼭 친구 위시리스트뿐 아니라 브랜드 스토어에서 제품 정보를 얻는다. 친구뿐 아니라 브랜드를 구독하며 지속적으로 정보를 얻는다. 현재 와니로에 만들어진 브랜드 스토어가 2만4000개 이상이다. 개인 위시리스트와 브랜드 스토어가 거대 트래픽을 만든다.
-정진욱=텍스트를 배제한 이미지 중심의 와니로가 인기인 이유는.
▲최환진=요즘 사용자는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정보를 선호한다. 이미지로 먼저 제품을 1차 선택하고 자세한 정보는 추후 확인한다.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간결하게 소비한다. 와니로는 여러 사이트에 있는 사진을 그대로 올리는 서비스다. 미국 쇼핑몰은 국내 업체와 달리 제품 사진 품질이 무척 좋다. 매력적인 사진이 모인 것만으로 볼거리 많은 서비스가 된다. 다른 비결은 직접적인 관여와 피드백으로 사용자의 적극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내가 모은 작은 정보가 다른 사람과 합쳐서 완성된 콘텐츠로 발전한다. 자신이 개입한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 자부심이 생긴다. 관심사를 공유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다수가 함께 좋아하는 것을 목격하는 기쁨을 얻는다.
-정진욱=와니로는 발견상거래 기업이다. 국내에도 발견상거래 시장이 있나.
▲최환진=다양성이 존재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는 유행의 쏠림 현상 있지만 최근에는 마니아 시장이 커지면서 가능성 높아졌다. 각종 포털에 존재하는 마니아 커뮤니티 수백개를 모으면 충분하다. 마니아는 원하는 물건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에게 좋은 물건을 빠르게 볼 수 있는 서비스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미지에 반응하는 10·20대 여성도 타깃이다. 이미지만으로 이들을 사로잡는 옷과 화장품, 구두 등이 제격이다.
-정진욱=국내에선 미국처럼 고품질 사진을 얻기 힘들다. 사진 저작권 문제도 있다. 와니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나.
▲최환진=한국에서 좋은 사진 얻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해외 서비스에서 사진을 찾거나 몇몇 업체와 협업해 직접 찍어야 한다. 저작권 문제는 답이 없다. 핀터레스트도 상대 동의를 얻지 않고 서비스 시작했다. 문제가 생기면 개별 업체와 협의로 풀어야 한다. 사실 개별 브랜드에서는 트래픽 몰아주는 서비스를 문제 삼을 이유 없다. 좋은 사진 제공하는 곳은 정식으로 계약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등 얼마든지 해결 방법이 있다.
-정진욱=와니로 같은 서비스가 국내에서 얼마나 크게 성공할 수 있을까. 방법을 조언한다면.
▲최환진=처음에는 마니아 중심으로 공략한다. 마니아 커뮤니티 운영진을 모아 제품 정보를 제공한다. 특이한 상품 정보를 많이 가진 비범한 오타쿠가 필요하다. 이미지 중심 서비스인 만큼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 서비스 품질이 핀터레스트 정도는 돼야 한다. 서비스가 자리 잡는다면 새로운 티켓몬스터가 탄생한다. 사용자 수는 적을 수 있지만 씀씀이는 더 크다. 소셜커머스처럼 가격적 이익이 아니라 사용자 흥미로 접근해 질리지 않고 꾸준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용자가 정보를 만드는 만큼 어뷰징 등 정보 왜곡 없는 진정한 소셜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
-정진욱=와니로는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까.
▲최환진=트래픽의 힘을 보여준 뒤 서서히 수익모델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더 모이면 대중 관심사 기반 역경매도 가능하다. 제품을 원하는 사람이 모여 공급자를 불러들인다. 사용자의 `찜` 정보가 모여 대중의 선호도 지도가 그려진다. 이건 어디에도 없는 정보다.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정진욱=와니로 같은 서비스에 투자할 의향은.
▲최환진=인프라 비용 투자가 큰 만큼 1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인적 구성이 우수하면 무조건 투자한다.
-정진욱=와니로 성공이 시사하는 것은.
▲최환진=기존 서비스 약점을 현명하게 풀었다.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답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최환진 대표가 평가한 와니로
와니로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