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3년 연속 적자로 심각한 위기에 몰린 닌텐도가 모바일에서 돌파구를 찾는다고 20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대표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확장이 닌텐도 게임 사업을 얼마나 더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벌이는 신작 게임기 흥행 경쟁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는 닌텐도는 오는 3월 끝나는 2013회계연도에서 250억엔(약 254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소니·MS보다 1년 앞서 선보인 차세대 게임기 `위유(Wii U)`는 극심한 판매부진 속에 현재까지 280만대 판매에 그쳤다. 당초 계획 900만대 판매에 크게 모자란 수치다. 출시 한 달 만에 각각 300만대와 400만대 판매를 돌파한 MS `X박스 원`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와 비교하면 참혹한 결과다.
닌텐도는 `게임업계의 애플`로 비유됐다. 자체 하드웨어를 만들고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폐쇄성을 고집했다. 원칙적으로 외부 개발사도 닌텐도 게임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지만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닌텐도 기준을 맞추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런 폐쇄성은 `슈퍼마리오` 등 히트작이 탄생하며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 인기 게임이 하드웨어 판매를 이끌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상황이 변했다. 다양한 게임이 스마트폰에서 쏟아지면서 닌텐도 인기 게임 영향력이 줄었다. 경쟁 업체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낮은 하드웨어 사양을 고집한 닌텐도는 소니와 MS처럼 스마트폰을 압도하는 게임성을 제공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위유를 사야할 이유가 없는데도 닌텐도는 스마트폰과 게임기는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와타 대표의 발언은 닌텐도가 고집해온 폐쇄성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위기에 몰린 변화가 관측된다. 그는 “게임기를 수만엔에, 게임 소프트웨어를 수천엔에 파는 전통적 방식이 힘을 잃었다”는 말로 기존 전략에 대대적 수정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시장은 우선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아키노 미쓰시게 이치요시자산관리 수석 펀드 매니저는 “비디오 게임 시장 수요가 모바일 기기로 빠르게 넘어오고 있다”며 “닌텐도가 슈퍼마리오나 젤다 등 모바일 버전 인기 캐릭터 게임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