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해고율, 일반 기업 네 배

미국의 스타트업 해고율이 일반 기업보다 네 배 가깝게 높았다. 변화가 잦은 벤처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업계 종사자에게는 지나치게 불안정한 환경이라는 평가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노동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인용, 미국의 스타트업이 창업 후 1년 이내에 약 25%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계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3년 3월 사이 스타트업의 고용 변동을 조사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창립 연혁 18년 이상의 안정적 기업은 해고율이 6.6%에 그쳤다.

기업공개(IPO)로 돈을 벌고 차세대 유망 사업을 꿈꾸는 많은 IT기술자가 스타트업으로 몰려간다. 하지만 스타트업 중 대부분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처럼 되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다. 스타트업은 전략 변화와 비용 절감을 목표로 여느 기업보다 빠르게 인력을 바꾼다는 설명이다.

해고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기업의 전략이 그사이에 변하기 때문이다. 일부 스타트업은 2월에 필요했던 기술이 6월쯤 되면 더 이상 기업 전략과 맞지 않게 돼 불가피하게 인력을 감축한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대기업 업무 스타일을 고수하는 인력도 정리 대상이다.

벤처캐피털 `그로테크벤처스`에 몸담고 있는 스티브 프레드릭에 따르면 심지어 어떤 스타트업에서는 한 고위 경영진이 추진하려던 사업 계획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입사 3일 만에 해고됐다. 거의 채용과 동시에 해고된 셈이다. 이와 관련 일자리 검색사이트 `스타트업하이어`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로버슨은 “똑똑한 인재가 수개월동안 공을 들여 특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지만 수요가 없어 바로 사장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비용절감도 이유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해 인수한 기업용 SNS 업체 야머는 창업 후 4년간 기술직 직원 중 30%를 감원했다. 애덤 피소니 야머 CTO는 “비용절감을 위해 업무능력이 부족한 직원을 많이 내보냈다”며 “직원을 평가할 때 잔인할 정도로 솔직했다”고 전했다.

어빙 그로우스벡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해고율이 낮은 대기업에서 잘리는 것보다 이직률이 높은 초기 스타트업에서 해고되는 것이 타격이 덜하다”라며 “오히려 `실패가 훈장`이라는 미국 스타트업 업계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입사 후 잘리기까지의 기간이 직원의 예상보다 더 짧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