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밀린 유럽 통신장비 업체, 올해 특수 놓칠라

올해 세계 네트워크 투자가 늘어나지만 중국 장비업계 저가 공세로 유럽업체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21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과 유럽·미국 이동통신사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올해 세계 네트워크 장비 판매가 전년 대비 6% 증가한 854억달러(약 90조865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성장률 3%의 두 배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7%, 유럽·북미가 6% 높아진다.

네트워크 장비 투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중국과 유럽·미국 주요 이통사가 올해 대규모 4G 망 구축에 나서는 덕분이다. 중국에서는 가입자 기준 세계 최대 이통사 차이나모바일이 4G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유럽에선 스페인 1위 이통사 `텔레포니카`를 비롯해 `보다폰` `텔레이탈리아` `도이치텔레콤` 등이 동참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양강 버라이즌과 AT&T 뒤를 이어 후발업체 투자가 시작된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스프린트가 올해와 내년 80억달러(약 8조5064억원)를 쓴다. 이달 4G 서비스 지역 확장을 위해 버라이즌에서 주파수 면허 일부를 매입한 T모바일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앞뒀다.

로이터는 올해 주요 통신사의 네트워크 투자 급증이 에릭슨과 노키아, 알카텔루슨트 등 유럽 통신장비 업체에겐 기회지만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나모바일 대규모 투자로 인한 수혜는 유럽 기업이 아닌 내수 시장의 70%를 점령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몫이다.

유럽 기업도 판매량을 늘리겠지만 저가 요구가 거세 마진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시장 큰손은 보다폰이다. 보다폰은 2016년 3월까지 네트워크에 총 70억달러(약 7조4480억원)를 투자하는 `프로젝트 스프링`을 진행 중이다. 보다폰 특수는 그동안 꾸준히 거래해 온 에릭슨과 화웨이에 집중된다.

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와의 힘겨운 경쟁이 올해도 계속되며 유럽 업체 마진을 압박한다. 2005년 20%였던 에릭슨의 마진은 지난해 10% 밑으로 떨어졌다. 알카텔루슨트가 2006년 이후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한 차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매출 17% 하락을 겪은 노키아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올해 마진을 포기한다는 전략이다.

피에르 페라구 번스타인 연구원은 “유럽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에릭슨은 중국 업체와의 저가 경쟁 여파를 어는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다른 기업은 상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규모.(괄호 안은 전년 대비 성장률)

中에 밀린 유럽 통신장비 업체, 올해 특수 놓칠라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