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자산화의 의미

[미래포럼]SW자산화의 의미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관리규정과 부속훈령을 전면 개정해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요지는 국가정보통신·방송기술 연구개발을 수요자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소프트웨어(SW) 분야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연구개발을 할 때 공개SW 활용을 촉진한 것과 SW연구개발 정보를 `SW자산뱅크`에 등록하게 해 정보 공유와 활용을 촉진한 대목이다.

공개SW를 활용하면 SW개발에 도움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공개SW란 본래 소스코드 접근이 허용되고, 소스코드를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규정된 라이선스 조건만 지키면 개량하고 재배포할 수 있다. 수많은 개발자가 공개SW를 사용하는 이유다.

공개되고 기술적으로 입증된 SW를 원천기술개발 능력 확보나 기술적으로 발전하는데 활용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반면에 공개SW를 활용한다는 것이 상용SW 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없고 문제가 발생하면 개발 경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해결책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협업을 통한 개발 방식의 우수성이 사업화까지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SW를 사업화하려면 어떤 방식이든 보완책이 필요하다. 공개SW만이 아니라 일반 상용SW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기술 사업화란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사업개발을 하는 것이다. 사업화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 확대를 전제로 기술을 기획·개발하고 양산 준비하는 일이다. 이 과정은 SW를 사업화할 때도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SW개발 초기에 시장성 뿐 아니라 기술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기술 획득 방법을 마련하고,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를 확보하고, 양산에 필요한 품질 방안을 수립하는 등 관련 정보를 조사하고 계획을 세운다. 가장 효율적인 기술 사업화 방법은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 해당 정보와 기술자산을 참조하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SW개발 성공 가능성은 물론이고 사업화의 성공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SW를 개발할 때 산출되는 개발정보나 사업화정보가 없거나 매우 적어 기존에 개발된 SW기술 활용이나 거래도 매우 제한적이다. 해결 방법은 `SW자산뱅크`를 구축해 축적된 SW기술자산을 공유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산업화 초기에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 생산 활동을 도우려고 은행을 설립하고 이용했듯이 사업성 있는 SW 개발을 돕기 위해 `SW자산뱅크`를 설립해 SW기술과 개발 노하우를 축적하고 그로부터 다시 기술과 정보를 빌려 쓰자는 것이다.

`SW자산뱅크`가 잘 활용되려면 질적으로 우수한 SW자산이 많이 담겨야 한다. SW자산은 SW 핵심기술은 물론이고 개발과 사업화에 필수적인 정보를 의미한다. 이해당사자들이 이해하고 일반적으로 소통될 수 있도록 표현도 통일되고 표준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SW품질, 성능, 시험방법 등 SW개발과 사업화에 필요한 정보를 국제적인 수준에서 정의할 수 있다. 우리나라 SW기업과 개발자들에게 SW개발에서 지켜야 하는 `워킹스탠더드`를 제시하고 국내 SW개발 역량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러 가지 기술거래와 활용사업의 예에서 보듯이 SW개발을 자산화하고 활용을 촉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SW의 중요성에 비추어 SW개발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SW연구개발 투자 대 효과를 높이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며 과제다.

이상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공학센터 소장 selee@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