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사는 지난해 직원들의 인사평가에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했다. 그런데 T사 대표는 직원들의 실적 보고를 받아 보고 깜짝 놀랐다. 개인 목표를 100% 이상 달성한 직원들이 무려 70%가 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년에 회사 실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이 결과대로라면 경쟁사보다 매출실적이 좋지 않은데도 직원 70% 이상에게 A등급을 주어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할 판이다. 도대체 이 상황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인사평가의 최근 추세는 직원들을 비교해 보상을 차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상대평가보다는, 개인별로 세운 일정한 기준을 토대로 평가하는 절대평가를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절대평가도 한계를 갖고 있기에, T사 사례 같은 문제들이 많이 생긴다. 단지 목표 달성률만 가지고 절대평가를 하면 피평가자가 목표를 낮게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 평가자도 자기 부하직원들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좀 더 후하게 평가한다. 이런 문제가 고민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절대평가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목표 난이도`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다. 목표 난이도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이는 전 기간의 목표와 비교했을 때 해당 목표가 얼마나 높았는지, 동료가 세운 목표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어려웠는지, 과거에 사용한 방법과 완전히 다른 독창적 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해 정할 수 있다. 목표 난이도는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기에 앞서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협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판단한 목표 난이도에 가중치를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목표 난이도가 C등급일 때는 목표 달성률 점수를 그대로 적용하지만, A등급일 때에는 달성 실적에다가 1.4배를 곱해준다. D등급일 때에는 달성실적에다 0.8배를 곱한 점수를 실적으로 인정하면 나름 공평하게 된다.
직원 `갑`은 난이도가 D등급인 목표를 115% 달성했고, 직원 `을`은 난이도가 A등급인 목표를 85% 달성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미리 합의한 가중치를 적용하면, 목표를 15% 초과 달성한 `갑`은 92점을 받고, 목표에 15% 미달한 `을`은 그보다 높은 102점을 받게 된다. 비록 눈으로 보이는 목표 달성률은 낮았지만, 목표 난이도가 더 높았기 때문에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다.
가중치 대신 총점에 목표 난이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정해주는 점수 배정방식도 있다. 예컨대 100점 만점이라면 목표 달성률을 70점, 목표 난이도를 30점으로 배정하는 식이다.
두 번째 방법은 `부서공헌도`라는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다. 부서공헌도는 해당 직원이 자기 팀에 기여한 정도를 나타내주는 항목이다. 목표 난이도는 평가기간이 시작될 때 정해지지만, 부서공헌도는 평가기간이 끝날 때 정해야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부서공헌도는 해당 직원의 성과가 팀 전체 성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평가기간에 동료들에게 도움을 준 정도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평가자가 혼자서 정할 수도 있고, 자신을 뺀 다른 팀원들의 공헌도를 평가하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서공헌도가 가장 높은 직원에게 20점의 가산점을 주고 부서공헌도가 가장 낮은 때에는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아울러 부서공헌도를 적용할 때에도 점수 배정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평가하는 다른 기준을 추가할 수도 있다. 만일 목표달성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평가하고 싶다면 `노력도`라는 항목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처럼 업적평가의 기준은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준을 사용하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평가기준은 세 개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대평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특성에 따라 목표난이도, 부서공헌도, 노력도 등의 기준을 보완해서 활용한다면, 더 균형 잡힌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림]목표난이도 가중치 적용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