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 차세대, 설 연휴 오픈 못해…3월 3일로 연기

한국거래소(KRX)가 차세대 시스템을 당초 예정했던 2월 3일에서 한 달가량 오픈을 연기했다. 국가기간전산망으로 운영되는 만큼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 회원사인 증권사들과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예상 일정보다 한 달이 늦춰지면서 주사업자는 관련 인건비로 상당한 비용 손실이 예상된다.

22일 증권업계 및 관련 담당자들에 따르면 KRX의 차세대 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EXTURE+)`가 오는 3월 3일 정식 오픈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엑스추어플러스는 현재 거래소 시스템인 `엑스추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KRX는 엑스추어 시스템이 개발도상국 대상으로 시스템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성능 저하가 문제 되자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속도 개선에 나섰다.

KRX는 당초 오는 설 연휴를 이용해 연휴 다음날인 2월 3일 일제히 가동할 계획이었다.

KRX측의 공식적인 지연 이유는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 가동을 위해 테스트 기간을 한 달 더 두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들과 전체 모의 훈련 및 테스트를 더 진행하는 것을 합의, 오픈 일정을 한 달 뒤로 최종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중소 증권사들이 KRX 차세대 시스템에 따른 변경 작업을 제대로 완료하지 못해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월 3일 오픈에 맞춰 준비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증권사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이미 2년 전부터 수차례 증권사들에 변경 부문에 대한 준비 요청을 했고,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이에 대응해 시스템 정비를 해왔다”며 “KRX가 손실을 봐가며 한 달 이상 가동을 늦춘 것은 단순히 일부 증권사의 편의를 위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KRX의 차세대 시스템에 맞춰 변경된 전문과 신규 제도 수용 부문에 대한 프로그램 수정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단순 프로그램 수정에는 최소 수억원, 대외접속시스템 등 관련 전산 장비 교체까지 진행하면 20억~3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RX 차세대는 금융권 처음으로 주전산시스템에 리눅스 OS 기반 x86 플랫폼을 도입한 최초 사례라 사업 초기부터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주사업자는 DK유엔씨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