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랐나요?”
“공동창업자와 창업 자금은 어떻게 구했나요?”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되었나요?”
자주 받는 질문들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창업 직전이나 직후에 관한 질문이다. 창업을 마치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순간적인 결단, 그리고 찰나적인 기회의 조합으로 보는 것 같다. 이전에는 별다른 준비가 없다가 창업을 하기로 결심할 때, 그 순간의 어떤 결정적인 계기나 기회가 있었고, 그것이 결국 성공의 원인이 된 것으로 가정하는 것 같다.
몇 년 전 국내 대학에서 창업 강의를 했다. 애프터 모임에 한 여학생이 찾아와 패션 관련 사업계획서 검토를 요청했다. 적절한 도표와 논리들로 만들어진 좋은 자료였다. 학교 숙제나 경진대회용으로는 `A`를 받을 만 했지만 진짜 사업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그 여학생이 공대생이었지만 패션 분야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고, 단순한 관심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시도를 거듭해 왔던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패션 관련 스타트업을 만나러 영국까지 자비로 다녀오기까지 했다. 잠깐의 대화를 통해서도 지식과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즉석에서 투자를 제안했고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가 바로 `스타일쉐어`다.
창업하는 순간의 계기도 중요하다. 그러나 앞서 5~10년 동안 무엇에 관심을 갖고 얼마나 집중했으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시도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오랜 경험으로 축적한 그 분야의 시장과 고객에 대한 혜안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해 그 분야에서 사업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다. 아마추어 대학생이 어설픈 직장인 이상의 수준 높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말이다.
사업에 필요한 설득하는 능력과 리더십, 성실성과 실행력에 대한 준비는 창업을 결심하는 순간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창업 이전부터 오랜 습관처럼 쌓아온 개인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 단계에서 무엇을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다음과 같이 답하고 싶다. “아쉽게도 성공요인의 대부분은 이미 결정되었다. 확인하고 싶다면 당신이 과거 5년 혹은 10년 간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돌아보라. 그것이 답이다.”
성공의 비결은 찰나의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서서히 자라나는 것이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