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구글 글라스 사용자가 영화를 보던 중 국토안보부(DHS) 요원에게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첨단 기술이 일상에 파고들면서 벌어진 촌극이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있는 `AMC 이스턴 30` 영화관에서 35세 남성 관객 A씨는 영화 `잭 라이언:섀도 리쿠르트`를 관람하던 중 DHS 요원에게 끌려나왔다.
A씨는 부인과 함께 토요일에 외출해 영화를 보다가 한 시간 만에 영문도 모르고 강제로 끌려나가는 고통을 겪었다. 영화관 측이 불법으로 녹화를 하고 있다고 오인해 신고한 탓이다. 그는 평소 시력이 좋지 않아 도수가 있는 렌즈를 주문 제작해 구글 글라스에 끼워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구글 글라스를 켜지 않은 상태였다. DHS 요원은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를 상영관 바깥으로 끌어내 한 시간 가량 취조하다가 그가 불법녹화 등 위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자 석방했다.
A씨는 “영화를 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내 근처로 와서 배지를 들이밀고 구글 글라스를 얼굴에서 강제로 벗기더니 당장 따라오라고 말했다”며 “매우 수치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구글 글라스에 아내와 개 사진밖에 없다고 DHS 요원에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DHS에 이 관객을 신고했던 AMC영화관 측은 “영화관에서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기구를 착용하는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해명이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