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셀, 28나노 쿼드코어 AP 중국 태블릿PC 업체에 공급

넥셀이 개발한 28nm 쿼드코어 AP `NXP4330`
넥셀이 개발한 28nm 쿼드코어 AP `NXP4330`

국내 중소기업 팹리스가 28나노미터(㎚) 반도체 공정으로 개발한 쿼드코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중국 태블릿PC 업체에 공급했다.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퇴출 지경에 이른 것으로 인식됐던 국내 모바일 AP 산업이 다시 한번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

넥셀(대표 강태원)은 최근 중국 태블릿PC 업체에 ARM `코어텍스-A9` 코어를 4개 장착한 AP `NXP4330

강태원 넥셀 사장
강태원 넥셀 사장

` 공급키로 계약했다. 1분기 수십만개 공급 물량을 확보했고 다양한 고객사와 공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국의 보급형 태블릿PC용 AP 시장은 현지 팹리스인 올위너·락칩이 장악하고 있다. 대만 미디어텍도 가격 공세에서 밀려날만큼 혹독한 시장이다. 과거 국내 업체인 텔레칩스가 이 시장을 공략하려 했지만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고전했다. 특히 28㎚ 미세 공정은 개발 비용이 수십억원에 이르러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넥셀은 지난해 중국 광둥성 선전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인 엔지니어와 영업 인력 15명을 채용해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1분기 중 인력을 2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강태원 넥셀 사장은 “올해 64비트를 지원하는 28㎚ 기반 옥타코어 AP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32비트 쿼드코어 AP와 호환성을 유지해 태블릿PC업체들이 고사양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 편의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설립 후 미국 리프포그에 에듀테인먼트 단말기용 AP를 공급해왔다. 강 사장을 비롯한 주요 인력은 삼성전자와 국내 팹리스 업계에 근무했던 엔지니어들이 주축이다. 지난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한 `스타 팹리스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R&D 비용을 조달했다.

현재 세계 모바일 AP 시장은 퀄컴·삼성전자 등 프리미엄 제품과 미디어텍·스프레드트럼 등이 주도하는 보급형, 올위너·락칩과 같은 중국 현지 업체들이 공급하는 저가형으로 삼분돼 있다.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저가형 화이트박스(브랜드가 없는) 태블릿PC 시장은 AP와 솔루션을 포함한 레퍼런스 보드를 완벽하게 제공해야 한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양산 물량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AP 업계는 엠텍비젼 등 멀티미디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휴대폰 시장에서 밀려나면서 침체돼 왔다. 개발 엔지니어들도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으로 대부분 흡수돼 중소 팹리스는 쉽게 뛰어들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AP 시장에서 전문 팹리스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강태원 넥셀 사장
강태원 넥셀 사장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강태원 넥셀 사장
강태원 넥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