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는 전사 차원에서 태블릿PC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충격을 태블릿PC로 상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무인 자동화로 태블릿PC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메탈메시·탄소나노튜브(CNT) 등 신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블릿PC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인 터치스크린패널(TSP) 원가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태블릿PC용 TSP는 같은 면적의 LCD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TSP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가 중저가 태블릿PC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메탈메시를 적용한 초저가 태블릿PC 개발에 착수했다. 이르면 2분기에 중저가 태블릿PC 라인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CNT TSP를 적용한 태블릿PC도 테스트 중이다. 종전까지 CNT는 정전용량식 TSP에 쓸 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표면저항이 300~400Ω 수준으로 높아 터치칩이 이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종전 정전용량식 대신 새로운 방식의 칩 기술을 확보하면서 상용화 길을 열었다.
애플·레노버 등 경쟁 업체도 최근 신소재 개발을 통해 TSP 가격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쓴다. 레노버는 중국 업체 중 메탈메시 TSP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이다. 노트북PC용 메탈메시 TSP는 이미 상용화 수준에 근접했고, 조만간 태블릿PC에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오래전부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메탈메시 TSP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레노버와 달리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블릿PC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병목은 TSP다. 삼성전자가 13.3인치용 TSP를 구입하는 가격은 50~5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면적 LCD보다 5~10% 비싼 가격이다. 삼성전자 구매 파워를 감안하면 후발 업체들은 훨씬 비싼 가격에 TSP를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심 소재인 커버유리와 센서용 필름을 중국·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TSP 원가를 줄이기 어렵다. 커버유리는 중국 후지크리스털·렌즈테크·바이탈링크 세 회사가 주로 공급하고, 센서용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은 일본 닛토덴코가 독점한다. 최근 닛토덴코는 삼성전자에 우호적인 가격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희소금속인 인듐이 필요해 원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훨씬 싼 가격에 TSP를 조달하고 있지만, 원가를 더 줄여야 태블릿PC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며 “메탈메시나 CNT 등 신소재를 적용하면 품질 및 성능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원가를 20~30%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메탈메시
메탈 메시는 필름 위에 패턴을 새기고 그 안에 은·구리 등 금속을 도포하는 기술이다. 표면 저항값이 낮아 태블릿PC 등 대면적 디스플레이 제품에 적합하고, 구부릴 수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