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의 임기를 마치고 올 초 자연인으로 돌아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이민법 개혁과 관련해 공화당에 훈수를 뒀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주말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행한 강연에서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유권자 그룹에 맞선다면 당신이나 당신의 당이나 아무런 미래가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실 `상식`에 속하며 대중은 압도적으로 이런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이민개혁법안을 원안대로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미국 의회는 양당 중진의원으로 구성된 `8인 위원회`를 통해 1100만명의 불법 체류자를 구제하기 위한 포괄적 이민개혁 입법안을 마련했고, 이 법안은 지난해 6월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했다.
그러나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개혁 입법을 추진하되 상원안을 그대로 다루지 않고 보완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법안 처리를 계속 미루고 있다. 공화당은 다음주에 개혁안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시장은 “그들(공화당)이 대중의 80∼90%가 원하는 사안을 찬성하는데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은 일부 인사들이 너무 극단적이기 때문”이라며 공화당의 강경보수파인 `티파티`를 정면 겨냥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와 가족, 사업, 정부, 정당 등 국가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며 “그것을 거부하는 집단은 자연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거쳐 무소속으로 3선에 성공하고 지난해 말 12년의 뉴욕시장 임기를 마무리한 블룸버그는 미국 정치권에서 정파를 뛰어넘어 누구에게든 할 말은 하는 `미스터 쓴소리`로 정평이 높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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