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SSG닷컴 정상화 지지부진··고객 피해는 `강 건너 불 구경`

SSG닷컴 사이트 내 고객센터 상담현황 그래프
SSG닷컴 사이트 내 고객센터 상담현황 그래프

기술적 문제로 대규모 시스템 오류 사태가 발생한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서 고객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내부 조직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상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시스템 오류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고객들이 환불·반품에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소비자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직접적 피해 구제 대책 없이 `강 건너 불 구경`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소비자원, 서울특별시전자상거래센터 등 주요 소비자구제단체에 SSG닷컴 가입 고객들이 접수한 환불·반품 피해 사례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한 상담사는 “SSG닷컴은 상품은 계속 판매하면서도 시스템 교체로 발생한 문제 탓에 정상적 사후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 대신 신세계 측에 공문을 보내 순차적으로 피해 구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로 결제한 상품 대금이 소비자 의도와 관계없이 신세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특별시전자상거래센터 소비자 상담실 게시판에 피해 사례를 올린 한 소비자는 “4일 이내 배송한다는 상품이 주문 2일 후 까지 물품 조차 준비되지 않아 취소하려 했지만 사이트, 콜센터, 이메일 문의 등 모든 채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주문 후)일주일 뒤 도착한 상품을 환불하려고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마찬가지 상황이라 결국 카드 결제가 진행돼 상품 가격이 청구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SSG닷컴 고객은 포털 커뮤니티에서 “SSG닷컴에서 카드 결제로 상품을 구매한 후 2~3주 후에 해당 상품이 품절돼 배송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상품은 받아보지도 못한 채 카드 결제 금액만 통장에서 빠져 나갔다”고 말했다.

신세계 측은 “기존 3사가 보유한 배송 데이터를 배송 협력사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결제, 환불 등은 전반적 문제가 아닌 일부 오류”라며 “환불 단계에서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전화·메일 등으로 개별 연락을 취한다”고 해명했다.

소비자 피해를 외면하는 `나 몰라라` 식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신세계 측은 현재 구매 상 주의 사항이나 시스템 오류 안내문을 공지하지 않은 상태다. 콜센터·이메일을 이용해 피해 구제를 받으려고 해도 문의자가 폭주해 정상적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하지만 신세계는 문제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후에도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 배너 광고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프로모션 이메일을 발송하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문제로 SSG닷컴 가입 고객이 모두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이트에 공지사항이나 안내문을 올리지 않은 것”이라며 “콜센터 직원을 기존보다 30명 많은 660명으로 늘리고 전담 상담사를 배치하는 등 고객 피해 최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