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는 최근 자동차 엔지니어링 기술 혁신의 대부분이 전기·전자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SW 등 관련 연구개발 역량 혁신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독일의 엔지니어링 능력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브레인파워을 결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SW의 중요성과 연관 산업과의 협업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아우디를 비롯한 독일 및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의 업체들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에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및 스마트카 관련 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국경은 물론이고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며,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 같은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은 차량내 전장 부품 및 SW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특히 완성차에서 차지하는 전장 부품의 원가 비중이 2020년에는 과반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전장 부품이 차량 품질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SW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배경에는 교통사고 예방 및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교통사고 제로화에 대한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백, 안전벨트 등 수동 안전장치에서 진화해 자동차가 스스로 차선이탈을 방지하고 자동긴급제동 등의 능동 안전 기능을 수행하는 것도 결국은 SW의 역할이 핵심이다. 최근 차세대 스마트카의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기술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도 결국은 SW의 힘으로 작동한다. 전통적인 기계 중심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SW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율리히 하켄버그 폴크스바겐그룹 연구개발 최고위 임원은 “차세대 스마트카는 물론이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서 자동차와 IT 및 전기·전자 업체 간의 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기·전자 및 SW의 혁신에 의해) 자동차가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