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을 타고 풍경을 찍었는데 나중에 실내에서 확인하니 사진이 다 흔들렸다. 스키장에 놀러가 햇빛 아래 반짝이는 설원을 찍으려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화면이 까맣게 변한다. 제대로 찍혔는지 알아보기 힘들다. 화면 밝기를 최고로 높이니 그제야 화면이 어느 정도 보인다. 이유는 스마트폰의 커버 유리가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마트폰이 조도를 인식해 화면 밝기를 보완해주기도 하지만 화면이 밝을수록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진다.
야외에서 디스플레이 시인성(視認性)을 높일 수 있는 커버유리 가공 기술을 국내 중소 업체가 개발했다.
JNTC(대표 장상욱)는 유리 표면 구조를 바꿔 투과도를 96.5%로 높인 강화유리
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협상중인 스마트폰 제조사와 공급 계약이 완료되는 대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카메라 렌즈나 안경에 빛 반사 방지를 위해 반사방지(AR, Anti reflection) 필름을 코팅하는 기술은 있었지만 스마트폰·태블릿PC용 범용 유리가 개발된 건 처음이다.
기존 다층 박막 코팅은 유리 표면에 4~6개 굴절율이 다른 소재를 적층하는 방식이다. 한 층에 불량이 생기면 제품 전체를 버려야 하고, 내구성이 약해 표면이 긁히는 문제가 있었다. 기울였을 때 균일한 투과도를 내기 어려워 5인치 이상 유리에는 적용하기 힘들었다.
JNTC가 개발한 `모스 아이(Moth`s Eye) AR` 기술은 유리 표면을 나노 단위로 식각(에칭)하는 방식이다. 표면 세정, 금속 패턴 스퍼터링(마스킹), 드라이 에칭, 금속 마스크 제거로 공정이 간단하다. 일반 강화유리는 투과율이 92%, 반사율은 8.0% 가량이지만 AR 기술을 사용하면 투과율은 한쪽면만 식각했을 때 96%, 양면 처리시 99%까지 높아진다. 반사율은 1% 미만으로 낮아진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과율이 높아지면 화면 휘도를 높일 필요가 없어 전력 절감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JNTC는 커넥터 전문업체로 출발한 협진아이엔씨가 사명을 바꾼 회사다. 지난 2012년 중국 천진에 코틀과 금진유한공사를 합작 설립해 강화유리를 생산하고 있다. 강화유리, 커넥터, 힌지 등을 합해 지난해 매출액 약 1600억원을 올렸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