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가입자 60% 늘 때 트래픽은 2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난해 LTE 가입자·트래픽 증가 추이

SK텔레콤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사용하는 권모씨(30)는 지난달 데이터를 `리필`했다.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5GB의 월 기본 데이터량을 한 달이 되지 않아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장기가입자에게 주는 혜택 중 하나인 데이터 리필하기는 2·3·4년 이상 이용한 가입자에게 기본 데이터량을 각각 4~6회 추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리필 서비스 이용자도 점점 많아져 지난 12월에는 72만명이 데이터를 리필했다”고 밝혔다.

LTE 데이터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늘어난 사용량은 가입자 확대 속도 트래픽 증가 추이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한해 동안 LTE 가입자 수는 1725만명에서 2854만명으로 60% 가량 늘었다. 하지만 LTE 트래픽은 1월 말 3만335테라바이트(TB)에서 12월 말 6만1197TB로 갑절 이상 폭증했다. LTE 가입자가 한 달 쓰는 평균 데이터량이 1월 1844메가바이트(MB)에서 2256MB로 늘어난 덕분이다.

고화질 동영상과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사용이 늘어나고, 이동통신사들이 이에 맞춰 각종 데이터 서비스 혜택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다시 사용량을 늘리는 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가입자를 확보하거나 묶어두기 위해서는 `데이터 량이 많아야 한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마케팅에서도 단말기 보조금만큼이나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리필하기 등 이통사들이 앞다퉈 내놓는 데이터 부가서비스·공짜 혜택은 가입자에게 더 많은 사용을 유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LTE 관련 데이터 부가서비스를 회사별로 10개 이상 운영하고 있다. 주로 1만원 이하의 월정액으로 스포츠 동영상이나 게임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싼 값에 많은 데이터를 추가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데이터 서비스 사용 증대는 이통사의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데이터 단가를 떨어뜨려 요금제 설계에 복잡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늘어나는 트래픽에 맞춰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LTE 데이터 서비스 경쟁 덕분에 가입자의 사용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매출을 늘리는 반면에 데이터 단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트래픽 증가 추세에 발맞춰 LTE-A·광대역 LTE 등 주파수를 확장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차질을 빚을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트래픽이 늘어나고, 데이터 단가의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면 망 중립성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통신사가 망 관리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TE 가입자·트래픽 증가 추세

자료:미래부

LTE 가입자 60% 늘 때 트래픽은 2배↑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