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기술지원 종료 사태를 놓고 업계 반응이 극과 극이다. 일각에서는 동변상련의 마음으로 `MS가 10년 넘게 지원했으면 많이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온라인 상의 수많은 `MS맨`들이 주장하는 바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다른 한 축은 MS가 고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정책이라 비난한다. 상반된 의견이지만 MS가 새 OS의 매출 신장을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해의 셈법은 시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한번 비교해 보자. 어떤 사람은 5년만 타고나서도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못 타겠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10년을 타고도 앞으로 충분히 더 탈 수 있다고 한다. 새 차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고객이 판가름할 몫이다. 자동차 업체가 차가 오래돼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사고 위험이 높다고 신차 판매를 강요할 수 없다.
자동차와 SW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제품 교체 문제는 이처럼 최종 사용자의 권리여야 한다.
게다가 SW는 자동차처럼 10년 이상 된 오래된 부품을 지원하기 위해 공장을 돌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기술 지원을 위한 인력만 있으면 된다. MS는 세계 1위 SW기업이다. 윈도XP의 추가 기술 지원을 위한 비용을 댈 능력이 없는 기업이 아니다.
일부 자동차 기업들은 심지어 구매자를 대상으로 평생 소모품 무상 서비스를 실시한다. SW를 평생 무상 서비스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영원히 윈도XP를 쓰게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 사용자가 줄어들 때까지, 산업계에 미치는 보안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을 때까지 세계 1위 SW 기업으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윈도XP 사용자는 전 세계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등 일부 나라에선 50%가 넘는다. 우리나라도 국민 5명 중 한명이 윈도XP를 쓰고 있다. 앞으로도 MS의 이 같은 OS 지원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독점의 폐해에 대한 해답은 명백하다. MS의 대안은 날로 많아지고 있다. 고객이 똑똑해져야 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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