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허리띠 더 졸라매자` 초격차 기술 개발, 생산비용 낮추기 안간힘

우리나라 양대 주력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초격차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더불어 제조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후방산업 생태계 변화를 예고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2014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로드맵 세미나`에서 삼성·LG·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올 한 해 키워드로 기술 초일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 업계는 투자·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미세 공정 진화에 따른 설비·소재의 외산 의존도 탈피를, 디스플레이 업계는 무한 화질 경쟁을 선언하면서도 공정 단순화로 중국의 가격 공세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LG디스플레이는 노트북PC·모니터까지 LCD 일체형 터치스크린패널(TSP)인 인셀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인셀 터치는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함께 양산할 수 있어 모듈·필름 비용이 줄어든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전무는 “발광다이오드(OLED) 역시 현행 적층형 화이트 적록청(WRGB) 방식으로 2년 내 LCD 생산 단가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은 커브드 LCD 투자로 OLED와 경쟁을 지속한다. 플라스틱 OLED는 각종 필름류를 복합화해 커버 플라스틱을 제외한 두께를 100㎛ 이하로 줄인다. 역시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중소형 OLED는 화질을 500ppi까지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솔러블·포토·적층 방식 중 하나를 고려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저전력 LCD 모듈 구현을 위해 전력 소모량의 70%를 차지하는 LED 패키지와 굴절률 높은 광학필름을 적용할 계획이다. 소재·LED 가격 절감이 필수다. 기술적으로는 다이아몬드 픽셀을 적용해 LCD 패널 해상도를 대폭 높인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화질을 873ppi까지 구현할 수 있다. TV용 대형 LCD는 슈퍼고해상도(SHD)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OLED는 적·녹색에 사용하는 인광 소재를 청색까지 적용해 이론상 3배까지 해상도를 높일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용량·저전력·고신뢰성 제품이 시장 주류로 떠올랐지만 가격 압박이 심해지면서 설비·소재 의존에서 탈피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강창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전무는 “설비·소재에 따른 수율, 공정 스루풋(제품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다”며 “이 와중에 설비 업체들이 합종연횡을 하고 있어 고민”이라고 우려했다.

데이터 폭증에 비해 메모리 수요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업계의 과제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낸드플래시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차원 `V낸드`, SK하이닉스는 10나노대 낸드플래시 전환 투자에 집중한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그래핀펫(GrapheneFET), 3D 트랜지스터 등을 활용해 고신뢰성·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탄소나노튜브(CNT) 트랜지스터 등 비실리콘 기반 제품 R&D 투자도 이어간다. SK하이닉스 역시 STT-M램, Re램 등 차세대 반도체 R&D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