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다. 고객 인식 조사, 고객 데이터 분석을 거쳐 심층적인 고객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듯이 빅데이터는 기업의 여러 업무에 활용된다. 기업 소셜미디어도 빅데이터 분석 도구를 활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마술의 채널`로 변한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일대일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라도 신뢰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기업이 빅데이터 분석으로 가치를 만들 때는 `기업이 얼마나 데이터를 신뢰하는지`와 `기업 내 임직원 사이에 신뢰가 얼마만큼 존재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반대로 그 데이터가 내부에서조차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데이터와 분석을 통한 가치 창출은 어려워진다.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올해는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임원의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다. 최근 IBM은 데이터 분석을 적극 이용하는 기업의 임원을 대상으로 기업 내 데이터 분석 신뢰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임원 66%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57%)은 자체적인 표준과 정책을 수립해 데이터 통합을 수행했다. 하지만 사업부서 또는 IT부서 간 신뢰 관계가 존재한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조사에서 업계 선도 기업은 데이터 분석으로 가치를 창출할 때 `신뢰`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또 정확하고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를 위해 전사적 데이터 전략, 표준, 절차, 책임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담당하는 CDO를 임명해 책임과 권한을 맡겼다. CDO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CDO는 기업 데이터의 보안과 진실성을 확보하고, 데이터 해석가로서 비즈니스에 필요한 `통찰`을 발굴해낸다. 아울러 데이터 관리의 총괄자로 신뢰의 간극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기업 데이터의 활용 전략을 고심하는 기업은 회사의 주요 자산인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장하는 데이터 전담 임원, CDO를 별도로 임명해 운영할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별도의 CDO가 없다면 다음의 세 단계를 거쳐보자. 기업 내 데이터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시간을 투자해 임직원 간 신뢰 관계를 형성하라. 이를 위해 기업 경영진과 분석가는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임직원이 데이터와 분석 결과에서 우려하는 사항을 공유하고 개선된 결과를 만들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데이터를 생성하는 사람과 데이터 이용자, 경영진 등 개별 사업부와 IT부서 간 존재하는 익명성의 장벽이 낮아질수록 더욱 탄탄한 신뢰 관계를 이룬다.
다음으로, 역할을 개편해 책임과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성공적인 기업 사이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 같은 미래 지향적 모델은 사업 임원이 IT에 해박한 지식이 있고, IT 임원은 기업이 보유한 IT 역량으로 사업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포함한다.
끝으로, 역량 있는 인재 확보다. 기업은 올바른 인재를 양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데이터 전담 임원, 혹은 선임 임원의 주도 아래 공식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기존 인력에 훈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신규 직원을 채용해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개선해야 한다.
빅데이터 시대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전문적인 분석에 기반을 두고 기업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전담 임원을 활용해 데이터 안에 숨어있는 가치를 찾아내는 기업은 성공을 향해 진일보할 수 있다.
사이먼 토마스 IBM 부사장 simont@sg.ib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