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 앵그리버드와 페이스북도 털었다

세계 각국 정상의 메일을 엿보고 전화 통화를 감청한 미 국가안보국(NSA)이 페이스북과 앵그리버드까지 불법 정보 수집 도구로 악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트위터와 링크드인, 구글 지도까지 NSA의 덫에 걸려 충격을 더했다.

20억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NSA와 영국 정보통신부는 이 앱을 정보 염탐 통로로 활용했다.
20억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NSA와 영국 정보통신부는 이 앱을 정보 염탐 통로로 활용했다.

뉴욕타임스는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한 문서를 인용해 NSA와 영국 정보통신부(GCHQ)가 이른바 `유출 앱(leaky Apps)`으로 사용자 스마트폰에 담긴 모든 정보를 빼냈다고 보도했다.

NSA와 GCHQ는 2007년부터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10여개 앱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데 협력했다. 두 기관은 목표물이 구글 지도를 이용할 때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소록과 메신저 친구목록, 스마트폰 사용 기록을 모두 가져갔다. 페이스북과 플리커, 링크드인, 트위터 등에 올리는 사진의 위치정보도 빼냈다.

2011년 NSA와 GCHQ 문서에 따르면 두 나라는 이 앱을 `모바일 폭풍(the mobile surge)`이라 불렀다. 처음 프로그램이 시작된 2007년 NSA 예산은 2억400만달러에서 7억6700만달러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양 기관은 주기적으로 앱에서 정보를 수집했는데 사용자의 정치적 성항과 성적 취향까지 파악했다.

두 기관은 앵그리버드와 구글 지도에 가장 관심이 높았다. 구글 맵은 오차 범위가 몇 미터 이내로 정확해 목표물의 위치를 알아내기 쉬웠다. 핀란드 게임개발사 로비오가 개발한 앵그리버드는 가장 인기 높은 게임이다. 앵그리버드에는 사용자 위치와 다른 정보를 취합해 광고 기업에 보내는 기능이 포함됐다. 구글은 이와 관련한 답변을 거부했으며 로비오는 정보기관 프로그램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