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저작권 신탁 두 단체 `서태지 모시기` 기싸움

가수 `서태지`를 회원으로 끌어가기 위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대한음악저작인연합회(대음연)가 열을 올리고 있다. 저작권 투쟁의 상징으로 불리는 서태지를 회원으로 영입하면 저작권 단체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어 신탁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음저협과 대음연이 서태지의 소속사 서태지컴퍼니에 회원 가입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저협은 서태지 영입으로 협회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음저협과 서태지는 11년 동안 신탁관리계약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만큼 갈등의 골이 깊었다. 지난 2002년 서태지의 히트곡 `컴백홈`을 패러디한 가수 이재수의 음반에 대해 음저협이 서태지 허락 없이 사용을 허락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반발한 서태지는 협회에 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태지가 음저협 회원으로 다시 들어오면 협회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효과를 갖는다.

음저협 관계자는 “회장이 바뀐 뒤 현재 협회의 최대 미션은 `서태지 모셔오기`”라며 “한차례 서태지컴퍼니 측을 만났고 추후에 또 만나서 설득할 예정이다. 서태지씨가 저작권 업계에서 큰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신생 음악 저작권 단체인 대음연도 서태지가 회원으로 들어오면 입지를 단단히 굳힐 수 있다. 서태지 영입은 대음연이 과거 음저협과는 달리 투명한 저작권 단체라는 이미지를 작사·작곡가에게 심어줄 수 있다. 대음연 관계자는 “서태지는 저작권 쪽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회원이 되는 것은 협회 차원에서 정말 긍정적인 일”이라며 “서태지컴퍼니 측을 만나 우리 협회를 소개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 측은 아직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민석 서태지컴퍼니 이사는 “최근 음저협이 과거 불투명한 재원관리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권리자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며 “10년 넘게 음저협과 소송하면서 힘들었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니 고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단체가 다 권리자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발전해 그 중에서 작사·작곡가들이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일”이라며 “조금 더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