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구글에게 `모토로라` 헐값에 인수

양 위안칭 레노버 CEO(왼쪽)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악수하고 있다.
양 위안칭 레노버 CEO(왼쪽)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악수하고 있다.

중국 레노버가 구글에게 모토로라를 헐값에 인수했다. 지난 2012년 13조원 넘게 들여 산 모토로라를 구글은 4분의 1에 못 미치는 고작 3조원 안팎에 팔았다. 레노버가 스마트폰 업계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자리 잡을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구글과 레노버와 29억1000만달러(약 3조1200억원) 규모의 모토로라 매매 계약을 맺었다고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주요 생산자로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며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124억달러(약 13조3000억원)에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이 계약은 재정 압박 문제를 풀려는 구글과 스마트폰 사업을 확장하려는 레노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뤄졌다. 레노버는 중국 스마트폰 1위 기업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꾀했다.

구글은 인수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팔았지만, 모토로라 모바일 특허권 대부분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돼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기업을 상대로 한 법적 보호 혜택을 여전히 누릴 전망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가장 큰 이유도 모토로라 모바일 특허 때문이다.

레노버도 이 거래로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생산 부문뿐 아니라 특허 약 2000개를 새롭게 얻었다. 모토로라가 가진 특허권는 약 1만7000개로 알려져 있다.

2005년 IBM PC 사업부를 인수한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인다. 모토로라는 미국 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3위 기업이며 남미에서도 3위 제조사다.

양 위안칭 레노버 CEO는 “레노버는 IBM 씽크패드 사례와 같이, 뛰어난 브랜드를 인수해 더욱 성장시켰다”며 “현재 시장의 잠재력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