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노리는 애플 `레노로라` 복병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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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애플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로 새로 만들어진 `레노로라(레노버+모토로라)`가 주인공이다.

중국 시장 노리는 애플 `레노로라` 복병 만나

양 위안칭 레노버 CEO(왼쪽)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악수하고 있다.
양 위안칭 레노버 CEO(왼쪽)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악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마켓와치는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사면서 애플 중국 공략의 최대 위협 세력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레노버는 지난달 29일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29억1000만달러(약 3조1100원)에 인수했다.

양 위안칭 레노버 CEO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모토로라 인수는 애플과 삼성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들을 밟고 올라 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억대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내놨다. 레노버와 모토로라는 지난해 각각 4500만대, 1000만대 스마트폰을 팔았다. 목표가 두 배에 가깝다.

마켓와치는 레노로라가 삼성전자보다는 애플에 더 큰 위협이라고 점쳤다. 레노버는 중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데 북미 모토로라 브랜드를 더해 점유율 상승을 꾀한다. 레노버는 이미 중국에서 애플에 높은 장벽이다. 레노버가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것보다는 차이나모바일과 계약을 맺고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는 애플 성장을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

마크 모스코위츠 JP모건 연구원은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후폭풍이 애플에 가장 심하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PC 시장처럼 되고 있는데 애플처럼 고가 제품만 가진 기업에 가격 인하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주춤하고 공급 기업이 통합되며 제품 간 차별성이 사라졌다. 애플은 주로 고가 제품을 파는데 삼성전자에 이어 레노버까지 물량 공세 수위를 높인다. 중국은 레노버로 북미와 라틴아메리카, 유럽에선 모토로라 브랜드로 공략한다.

팀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 경험이 없던 레노버는 단기간에 중국에서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미 IBM 싱크패드를 인수하며 PC 시장성공 스토리를 가진 무서운 기업”이라고 말했다.

IDC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를 차지했다. 모토로라 인수가 마무리되면 레노버는 화웨이와 LG전자를 제치고 3위에 오른다. 레노버는 지난해 스마트폰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가 2012년에서 2013년 42.9%, 애플이 12.9% 성장에 그친 반면 레노버는 91.7%나 판매량을 늘렸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애플이 주도하는 태블릿PC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지난 4분기 레노버는 태블릿PC 시장에서 325%나 성장하며 5위에 올랐다. 애플, 삼성, 아마존, 에이수스 뒤를 이었다.

레노버는 2011년 모토로라가 모토로라 모빌리티와 모토로라 솔루션으로 분할될 때부터 휴대폰 사업부에 관심이 높았다. 양 위안칭 CEO는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후에도 에릭 슈미트 회장에게 사업부를 살 의사를 밝혔다. 이번 계약이 두 달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된 이유다.


2013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단위:백만대)

자료:IDC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