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부가 수출에 방점을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소기업을 새 수출 주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내수 침체를 해외 시장 개척으로 극복하려는 중소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획기적인 정부 지원 정책을 기대했다. 결론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틀에 박힌 수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정부가 혁신할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지원 정책마다 정말 실효성이 있는지 검증조차 없다.
단적인 예가 해외 전시회 지원 정책이다. 중소기업이 국제전시회에서 한국공동관을 벗어난 개별 전시를 하려면 전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문제는 한국공동관이 인적이 드문 곳이나 업종과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출품 효과를 보지 못하기 일쑤라는 점이다. 지난달 미국 CES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앞으로 다른 국제전시회에서도 비슷한 일을 반복할 것이다.
정부는 부스 설치비용 절감과 국가 홍보를 이유로 한국공동관을 선호한다. 웬만한 국제전시회에 한국공동관을 설치하는 이유다. 그런데 관람객은 필요한 제품과 기술을 찾으러 온 사람들이다. 한국 기업과 기술이라는 이유로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은 없다. 정부가 중소기업 해외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는 것은 수출에 도움이 되라고 하는 것이다. 한국관이 있더라도 개별 전시가 더 효과적이라는 중소기업이 있다면 지원금 상한을 넘은 추가 비용을 해당 업체가 부담하더라도 일단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한다. 이런저런 지원금을 모두 모으면 상당한 규모다. 그런데 어떤 지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중앙과 지방 정부 모두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또 지원 역시 전시회 참가와 같이 눈에 띄는 항목 위주로 천편일률적이다. 지원금 배분 과정에 왜곡과 비효율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작 지원을 받은 기업은 `별 효과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이참에 중소기업 수출 지원 정책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지원이라면 자금과 인적 자원을 더 집중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수출 지원 정책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책 혁신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