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시동`

`불법복제 천국`인 베트남 시장에 저작권 보호의 바람이 분다. 한류 바람을 탄 우리나라 콘텐츠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3일 보이스오브베트남(VOV) 뉴스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최근 영화산업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저작권 행정위반 및 관련 권리의 처벌에 관한 시행령`을 발표하고 관련 제도 정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행령은 베트남에서 영화나 TV시리즈를 불법복제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각각 1만2000달러, 2만4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베트남 음악시장은 일정 수준의 저작권 보호방안을 갖췄지만 영화는 이렇다 할 보호책이 없다.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불법복제 DVD가 거리에 깔리고 인터넷에 올라간다. 수입 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는 미온적 대응에 그쳤다. 팜 티 킴 오안 베트남 저작권위원회 이사는 “베트남 국민의 부족한 저작권법 인식이 지속적인 저작권 침해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영화협회는 정부의 시행령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후 처벌뿐 아니라 불법 복제를 중단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영화협회 관계자는 “이를 위한 별도의 기관 설립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VOV뉴스는 “베트남의 저작권 보호 움직임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며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는만큼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