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가 낳은 아이돌 욕스타 도희 “1994년생의 천생연분”

앙다문 입술, 생글생글 웃는 반달 눈, 1m50cm 남짓한 키. 순정 만화 속 귀여운 소녀가 현실로 툭 튀어 나온 듯 했다. 그러나 카메라 셔터가 터지자 귀여운 소녀는 사라지고 `응답하라 1994`의 매서운 눈매를 가진 여대생 `윤진이`로 돌아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로 전 국민의 마음을 훔친 아이돌 가수 겸 배우 도희를 만났다.

`응사`가 낳은 아이돌 욕스타 도희 “1994년생의 천생연분”

무명 아이돌에 가까웠던 그녀는 응사가 끝난 후 CF만 6편 넘게 찍었다. 10여편이 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쯤 되면 인기 최정상에 있다고 평가받을 만하지만 그는 인기를 얻은 만큼 잊혀 지기도 쉽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도희는 “촬영이 끝나고 바빠지니 인기를 실감 한다”면서 “연기자가 되기 전 드라마를 즐겨봤던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아무래도 드라마는 빨리 잊혀 진다는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인기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연기하는 순간 순간의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연기를 하면서 힘든 적도 많았지만 `도희`가 아닌 `윤진이`로 자신을 봐줘서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촬영장에서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위축될 때가 많았지만 밖에 나가면 다들 나를 윤진이로 불러주고 사랑해줘 연기에 대한 매력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도 한껏 느꼈다.

연기의 `ㅇ`자도 몰랐던 자신을 전라도 욕쟁이 여대생으로 탈바꿈시켜 준 것은 응사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제작진의 섬세한 연출력이라고 강조했다. 응사에는 지방별 출신 작가들이 있어서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찰진 욕도 작가 덕분에 가능했다. 도희는 “작가들이 전라도 욕을 대본에 적어줬고, 연기하다가 그 욕이 자연스럽게 안 나올 때는 바로 다른 단어로 바꿔줬다”고 말했다. 1994년에 태어난 도희는 응사를 만난 것이 “천생연분이자, 능청스러운 시골 출신 처녀로 연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도희는 인생에서 잊지 못할 사람으로 삼천포 역을 맡은 배우 `김성균`을 꼽았다.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등에 출연한 선굵은 연기파 배우인 그지만 도희에게 연기 지도를 하기보다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한다. 도희는 “삼천포 오빠가 받쳐줬기 때문에 윤진이라는 캐릭터가 있을 수 있었다”며 “삼천포 오빠를 만난 것은 내게 정말 큰 복”이라고 강조했다.

`초심을 잃지 말자`가 좌우명인 그. 차기작은 주인공을 빛내줄 수 있는 감초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21살 배우 도희. 그의 미래가 기대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