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레노로라(레노버+모토로라)`의 출범에 앞서 안보 심의라는 잣대를 들이댄다. 통과 전망이 우세하지만 경우에 따라 인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외국투자위원회(CFIUS)가 레노버와 모토로라를 상대로 강도 높은 국가 안보 관련 조사 작업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모토로라가 보유한 2000여개 특허와 구글의 스마트폰 관련 지식재산권 양도 내용이 집중 검열 대상이다. CNBC도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기업에 통신 장비 자산을 매각하는 거래라는 점이 조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외신과 전문가는 이 조사로 인수 건이 수포로 돌아갈 확률은 적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부분의 가치 있거나 민감한 특허는 여전히 구글이 가졌고 모토로라 사업 중 국가(미국)와 관련된 계약은 다른 기업 관할”이라는 관계자 말을 인용했다.
조사 작업에 정통한 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레노버의 인수가 CFIUS의 승인을 얻기에 큰 걸림돌은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5%도 안 되는 적은 시장 점유율도 레노버에는 득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CFIUS의 레노버 심사는 세 번째다. 레노버는 이미 CFIUS의 승인을 두 차례 받아낸 경험이 있다. 아직 남은 IBM의 저가형 서버 사업 인수 건도 조사가 예상되지만 결국 통과가 예상된다.
변수는 있다. 레노버는 IBM의 PC 사업 인수 당시 CFIUS에 절충안을 제출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레노버는 미국 정부 고객을 포기해야 하는 등 CFIUS와 타협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 전력이 레노버가 미국에서 CFIUS에 잘 협조하는 기업 중 하나란 사실을 증명한다고도 전했다.
수면 아래 잠겨있는 정치적 반대도 위험 요소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레노버는 과거 CFIUS의 인증을 통과한 이후 정치적 타깃이 된 이력이 있다. 장애물은 오히려 의회가 더 높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수 의원은 중국 `인수자`에 매우 민감하다”며 의회가 이슈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