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지상파 광고 규제 완화 정책이 변화하는 광고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높다. 특히 광고주의 소구력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정책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광고비는 9조966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2% 늘어난 수치로 2011년(10.9%), 2012년(2.2%) 성장에 비하면 둔화됐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개인 디지털미디어 보급 확대로 매체 소비형태가 변하면서 지상파와 신문 등 전통매체 광고는 감소하고 모바일이 주도하는 유·무선 인터넷 광고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 광고주들은 즉각적으로 광고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매체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단순히 지상파 방송사의 `규제`만을 완화하겠다고 나섰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아 광고시장을 키우기보다 플랫폼의 이해관계에만 얽매인 것이다. 단순히 플랫폼 사업자의 이해관계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광고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보다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방통위가 내놓은 `광고활성화` 계획에는 `광고주`의 입장이 빠져 있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팀장은 “광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는 광고주”라며 “아무리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광고주가 움직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광고주는 광고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지상파 광고는 온라인만큼 즉각적인 클릭 수나 광고효과를 파악할 수 없어 효율이 떨어진다”며 “실시간 시청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광고주에게 TV는 더 이상 매력적인 매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종관 미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방송사가 광고주를 선택하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광고주가 매체를 선택하는 시대로 마케팅 수단도 많아졌다”며 “광고 시장 전반이 줄어들고 정체되는 상황에서 광고주를 어떻게 설득해 광고 시장에 들어오게 할 수 있는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광고주협회는 TV에서 더 이상 효율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드라마는 이미 TV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포털이 제작한 웹 드라마인 미생, 후유증 등은 각각 10억뷰, 200만뷰를 달성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모바일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가 성공하며 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TV광고는 광고주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형태다. 사고 싶은 프로그램 광고만 살 수 없어 끼워팔기, 원턴 등이 횡행한다. TV광고가 광고주에게 점점 매력을 잃어가는 셈이다.
광고주가 TV 광고를 늘리려면 광고효과 측정도 새롭게 개발돼야 한다. 특히 TV와 인터넷, 모바일의 프로그램 시청률 통합 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통합 산정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구도를 깨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률전문조사기관 관계자는 “기존의 TV 시청률에 모바일 등 스마트기기로 보는 시청률을 합산하는 통합시청률을 산정하는데 지상파가 가장 소극적”이라며 “매체상황이 달라진 만큼 광고주를 움직이려면 시청자의 시청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잡아내고 통합시청률을 산정할 수 있는 툴을 적극 개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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