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뉴스서비스 앱 `페이퍼`가 스토리텔링을 무기로 미디어 시장을 재편할 전망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PC로 서비스를 시작해 마침내 모바일을 완전히 접수했다는 평가다.
4일 포브스 등 외신은 페이퍼의 핵심이 스토리텔링에 있으며 이는 미디어 시장 구조를 바꿔놓는 동시에 페이스북의 모바일 시장 기반을 공고히 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퍼는 페이스북이 3일(현지 시각) 미국 시장에 내놓은 모바일 뉴스서비스 앱이다. 페이스북 친구가 올리는 기존 뉴스피드에 관심 있는 분야의 뉴스를 더해 맞춤형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스토리텔링`으로 미디어 시장 재편된다
페이퍼는 사용자 개인의 `이야기(story)`를 소비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화면을 돌리고 뒤집고 기울이면서 친구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와 연계된 뉴스를 소비한다.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골라 자신의 생각과 사진, 동영상 등을 붙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할 수도 있다. 자연스럽고 세련된 사용자환경(UI)이 더해져 모바일 기기에 가장 효과적인 이야기 전달 도구라는 평가다.
포브스는 “모든 미디어 기업은 앞으로 페이퍼에 적응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페이퍼가 대중화되면 사용자는 페이스북 뉴스피드 중에서도 관심 있는 콘텐츠만 묶어 보기 때문에 전보다 콘텐츠 몰입도가 올라간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콘텐츠나 시리즈로 쪼개 날짜별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기업에게도 페이퍼는 최고의 브랜딩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마케팅의 기본으로 알려진 `브랜딩`은 고유의 이야기를 갖추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슈퍼볼 시즌에 맥주 회사가 페이퍼에서 슈퍼볼 관련 광고를 시리즈로 매일 제공한다면 해당 맥주의 매출이 급등하는 식이다. 페이퍼가 기업이 공략해야 할 거대한 콘텐츠 및 광고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포브스는 “모든 훌륭한 브랜드는 훌륭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며 “기업은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이야기를 페이퍼에서 펼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커버그, 모바일 시장 마침내 `접수`
페이퍼 출시를 기점 삼아 페이스북 비즈니스 모델은 모바일 앱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페이퍼 이전에도 모바일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첫 화면을 자사 서비스로 바꾸는 `페이스북 홈`을 공개했지만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뉴스피드를 신문처럼 개편하려는 시도는 내부 반대에 부딪혀 적용되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2013년 실적 발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으며 이를 기존 페이스북 앱 하나에 모두 우겨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페이스북은 페이퍼를 세계에서 가장 개인화된 신문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포브스는 페이퍼를 구글 G메일의 등장에 비유했다. G메일은 수많은 이메일을 보기 좋게 정렬하고 콘텐츠의 맥락을 파악해 분류하는 시도로 PC 이메일 서비스의 판도를 바꿨다. 페이퍼가 모바일 버전의 `G메일`이라는 말이다. 서비스 형태가 거의 유사한 `플립보드`를 비롯해 링크드인펄스, 피들리 등과 직접 부딪히지만 12억5000명 페이스북 사용자 기반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저커버그는 당분간 페이퍼의 모든 광고를 무료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IT월드는 “페이퍼 대중화 및 중국 등 아시아권 진출 이후에는 유료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