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소프트웨어(SW)기업들이 올해부터 적용하기로 한 공공기관 유지보수 요율 인상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지방이전에 따른 관리비용만 늘어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대규모 정보시스템을 보유한 공공기관이 이전한 데 이어 올해 한국전력공사 등 초대형 기관들이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어서 SW기업의 관리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4일 공공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정부가 올해부터 적용하기로 한 SW 유지보수 요율 인상분을 정보화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지방이전을 완료한 공공기관들은 늘어난 외주인력의 지방체류 비용과 유지보수 업체 방문을 위한 교통비 등도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SW 유지보수 요율을 10%로, 내년 12%로 상향 조정해 2017년까지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SW 유지보수 요율 인상분을 반영한 공공기관은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해 극소수에 불과하다.
공공기관 정보화담당관은 “초기에 정부 발표에 따라 SW 유지보수 요율 인상분을 반영한 정보화 예산을 수립했지만 국회 등을 거치면서 대규모 삭감이 이뤄졌다”며 “늘어난 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데도 힘겨운 상황이어서 유지보수 요율 인상은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다른 공기업 정보시스템 운영부장도 “유지보수 예산이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돼 요율 인상은 어렵다”고 전했다.
대형 공공기관들의 지방이전 본격화로 SW기업들의 유지보수 사업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해까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우정사업정보센터·대한지적공사 등 34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이 중 지방이전에 따른 상주인력 지방 체류비 등을 유지보수 사업예산에 반영한 기관은 전무하다.
한 SW기업 대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개발·유지보수 인력 지원비가 기존보다 1인당 월 1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간다”며 “이에 대한 공공기관의 지원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지방이전을 완료한 공공기관 IT운영부장은 “정보화 예산이 전년과 동일해 지방이전에 따른 추가 비용을 유지보수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W기업들은 지방근무를 기피하는 직원들의 이직도 걱정이다. 올해는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공공기관들이 대거 지방이전을 할 예정이어서 SW기업의 이중고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전·한국도로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고용정보원 등 84개 공공기관이 올해 이전 대상이다. SW기업 대표는 “지방이전 공공기관 지원에 따른 비용부담을 낮추기 위해 유지보수 방문횟수를 줄이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현황 / 자료:국토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이전일정 조정 기관은 제외>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