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로 다가온 분쟁광물 규제...LGD·한전·포스코 등 의무보고자 대응에 업계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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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광물 사용 여부의 미국 상장사 의무보고가 오는 5월 처음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한국전력·포스코 등 국내 의무 보고 대상 기업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특히 직접보고 의무기업들은 `한국 기업`이라는 전반적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오는 5월 말까지 미 상장사를 대상으로 분쟁광물 사용 여부의 증빙서류를 의무 보고하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8개사가 의무 보고 대상이다. 이 가운데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금융회사와 KT·SK텔레콤 등 통신사를 제외한 LG디스플레이와 포스코, 한국전력 3개사가 오는 5월 처음으로 보고 의무를 적용 받는다.

분쟁광물 규제는 콩고와 인근 국가에서 생산된 주석과 탄탈룸, 텅스텐, 금 등이 불법적으로 채취되면서 인권 유린·노동력 착취가 발생하고 광물 판매자금이 반군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다. 지난 2012년 규제가 결정됐고 올해 처음으로 의무보고제가 시행된다.

분쟁광물 관련 보고는 자사를 포함한 2, 3차 협력업체까지 광물 조달 과정 증빙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보고 내용 자체가 광범위한데다 기업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어 부담이 크다. 특히 혹시나 분쟁지역 광물 사용이 드러나면 미국 내 수출에 직접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시민단체에 투명하지 않은 기업으로 낙인찍히면 불매대상 기업 리스트에 올라갈 수도 있는 만큼 기업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보고서 제출이 3개월여 남은 가운데 국내 보고대상 기업 준비에는 다소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힌 반면에 한전과 포스코는 아직도 내용 파악과 제도의 법률적 검토를 밟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본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분쟁광물 사용여부 전면 조사를 실시해 주요 분쟁지역 광물 사용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관련 규제와 관련한 관리정책과 협력사 조사 등 표준운영절차를 마련해 가동 중이다. 부품 협력사까지 분쟁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확인받은 `CFS` 인증 제련소로부터 광물을 구매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 분쟁광물 관리 정책으로 문제가 되는 광물이 자사 공급망에 포함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며 “협력사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까지 이미 고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보고대상 수위의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제조사가 아니라 전기서비스 제공업체인 만큼 공시 의무를 회피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의무보고 대상이 된다면 한전은 발전공기업 6개사는 물론이고 협력사까지 모든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범위가 넓고 수많은 관계·협력사의 분쟁광물 사용실태까지 모두 조사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한전 관계자는 “일단 발전 공기업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자체적으로 분쟁광물 현황 조사는 시작했다”며 “이와 함께 서비스업체의 공시 타당성 여부의 법률적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중간 협력업체, 벤더 등 분쟁광물 사용 여부의 전수조사에 최근 착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접 구매하는 분쟁지역 광물은 전혀 없으며 규제와 보고 기준에 맞춰 협력사·소재공급사 점검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최종 보고에는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광물 규제는 대부분 전자업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한전이나 포스코가 규제에 이해가 다소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나오고 있다.

분쟁광물 규제는 직접보고 대상자 이외에 미국에 전자제품과 부품을 공급하는 대부분 기업이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 전자업체도 주 보고자를 통해 분쟁광물 이력을 제출해야 한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어느 정도 대응 체계를 갖췄지만 중소기업은 아직도 규제에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며 “중소 협력사라면 최대한 분쟁광물 이용을 회피하면서 주 거래업체가 되는 대기업의 요구에 따라 이력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정형기자·최호기자

표1. 분쟁광물규제

*내용: 미 상장사가 DR콩고와 인근 국가에서 생산된 분쟁광물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지를 Form SD(Specialized Disclosure) 양식에 작성하여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의무 보고

*분쟁광물:DR콩고와 주변국 분쟁지역에서 채굴되는 금, 텅스텐, 주석, 탄탈룸 등

표2. 규제대상 광물의 주요 용도

*자료: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5월로 다가온 분쟁광물 규제...LGD·한전·포스코 등 의무보고자 대응에 업계 이목 집중

5월로 다가온 분쟁광물 규제...LGD·한전·포스코 등 의무보고자 대응에 업계 이목 집중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