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업계 거인 텐센트가 미국에서 현금을 동원해 구글 고객을 `위챗`으로 유치하려는 파격 마케팅을 내놨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몸집을 불린 뒤 미국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던진 선언한 셈이다.
6일 차이나데일리는 텐센트가 위챗에 구글 계정을 연결하고 지인 5명을 메신저 친구로 등록하면 25달러(약 2만6800원) 상당의 `레스토랑닷컴(restaurant.com)` 상품권을 주는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위챗은 카카오톡과 비슷한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다. 레스토랑닷컴은 미국 전역 수천 개 레스토랑이 가입해 있는 사이트다.
등록한 회원만 6억명을 넘어서고 월 활동 사용자가 3억 명인 위챗은 미국 시장 진출의 승부수로 구글 회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적지 않은 금액의 상품권 증정에 외신도 놀랐다. 파격 마케팅 소식을 전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직 대부분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위챗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이제 곧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글은 다른 모바일 앱과 구글 계정을 연결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지난해 위챗 사용자가 구글 계정을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위챗의 미국 시장 공략은 지난해 지사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위신`으로 불리던 중국 내 서비스에 2012년 `위챗`이란 영문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해외 사용자가 1억명을 넘어선 위챗은 지난해 해외 광고에만 2억달러(약 2152억6000만원)를 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미국에서 험난한 여정이 예고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강력한 현지 서비스가 장악한 미국에서 위챗의 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와츠앱이 위챗을 앞서고 있다”고 부연했다. 쟝민 노스캐롤라이나샬럿대학 교수는 차이나데일리에 “미국 현지 경쟁사뿐 아니라 `중국산` IT 제품을 보는 부정적 이미지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와 외신은 이 가운데 위챗이 택한 구글과 협력은 좋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푸닛 만찬다 미시건대학 교수는 “구글은 인터넷과 모바일 영역에서 G메일과 안드로이드로 미국 시장 최대 규모 지배력을 가진 동시에 미국 소비자가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기업”이라며 위챗의 구글 회원 공략이 효과적이라고 봤다. C넷도 “북미에서 구글과 관련된 트래픽이 페이스북·넷플릭스와 인스타그램을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구글 활용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