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기 좋은 날`이라는 영화가 있다. 사업하기 좋은 날도 있을까?
자주 받는 질문들이 있다. `요즘이 과거에 비해 창업하기 좋은 시기인가요?` `창업 환경이 좋아졌나요?` `최근 트렌드와 적합한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등등. 타이밍과 결정적인 한 수를 기대하는 것은 도박만이 아닌가 보다.
한참 뜨는 분야에서 창업해도 90%는 망한다. 주목 받지 못하는 분야에서 창업해도 10%는 성공하고 그 중 일부는 큰 성공을 이룬다. 성공의 주된 요인은 내가 가진 경쟁력이다. 외부 환경과 트렌드는 사업 성공의 중심 요인이 아니다.
최신 `트렌드(trend)`라며 언론과 책에 등장하면, 그것은 이미 한물간 가공된 정보다.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데 트렌드를 좇아가는 것은 부화뇌동하며 뒷북치는 것이다. 마지막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조급함이 트렌드를 신경 쓰게 만든다. 트렌드는 왔다가고 다시 온다. 내 것이 아닌 트렌드에 성급하게 올라타지 마라. 설국열차의 꼬리 칸에 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트렌드와 더불어 `타이밍(timing)`도 많이 고민한다. 어쩌면 창업보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 둘 타이밍을 고민하는 것은 아닐까? 내용 없이 타이밍을 왜 먼저 고민하나. 분명한 내용이 있다면 왜 타이밍을 고민하겠나. 창업을 먼저 결정하고 사업 아이템을 나중에 생각하면 초읽기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타이밍을 계산하기보다 먼저 내실을 쌓자. 내실이 차고 넘치는 때가 바로 타이밍이다.
사업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영원하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조급해 할 필요 없다. 지금 만족했더라도 금방 더 편하고, 더 빠르고, 더 싼 것, 더 고급스러운 것에 갈증을 느낀다. 더 좋은 것으로 옮겨 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인간 욕구의 진화가 중단되면 사업의 기회도 마감 된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사업하기 적합한 시기란 없다. 항상 좋은 시기이니까.
남들이 뛴다고 덩달아 뛰지 마라. 어디 빠른 길 없느냐고 두리번거리지도 마라. 나는 사람 부러워도 마라. 조급해 하지도 마라. 기회는 항상 있으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라. 이게 답이다. 내 갈 길을 뚜벅뚜벅 꾸준히 가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이런 사람은 사업하기 좋은 자신만의 날을 스스로 만든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