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이 케이블TV 사업자 최초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통신·인터넷 사업자에 이어 유료방송 사업자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 뉴미디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유무선 플랫폼 사업자 간 규모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여기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케이블TV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띨 전망이어서 케이블TV의 대형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을 추격하려는 후발 사업자가 적극적인 M&A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J헬로비전(대표 김진석)은 연결기준으로 2013년 매출이 1조1602억2658만원으로 전년 8909억9346만원보다 30.2% 늘었다고 잠정 집계했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010년 이후 연간 30%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매출 1조원 돌파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매출 1조원 돌파는 CJ헬로비전이 지난 2012년 기업공개(IPO) 이후 적극적인 M&A 전략을 편 것이 적중한 결과다. 지난해에만 나라방송, 영서방송, 호남방송, 전북방송, 강원방송의 5개 중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잇따라 인수, 방송가입자 수를 지난 2012년 말 350만명에서 404만명으로 늘렸다.
SO 중 방송가입자가 400만명이 넘는 곳도 CJ헬로비전이 유일하다.
가입자 증가를 통한 외형 확대뿐 아니라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높은 디지털TV 가입자를 전년 148만여명에서 2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한 것도 매출 확대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가입자의 ARPU는 2012년 3월 말 8849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3년 9월 말 9470원을 기록했다.
알뜰폰(MVNO), N스크린 등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한 것도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양승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효과와 별도로 MVNO 사업 매출이 900억에서 2900억원정도 늘어나면서 신규 사업의 매출 확대도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종관 미래미디어연구소 연구정책실장은 “1조원 돌파는 저가 기반의 방송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방송에 지불의사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매출이 높아지면 자금이 많아져 향후 M&A나 서비스 고도화에 더 적극적인 여유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이 M&A를 발판으로 매출 1조원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유료방송시장의 `규모의 경쟁`은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케이블 `M&A 대어`인 씨앤앰 매각이 추진되는 가운데 MSO 중 씨앤앰을 인수하면 단번에 선두권에 올라설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거대 유료방송 사업자의 잇따른 탄생으로 미디어 다양성과 서비스 향상,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는 “성장을 지속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함은 물론이고 대표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CJ헬로비전 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