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가파괴(self destruct) 가능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임무를 완수한 뒤 네트워크를 구성하던 모든 컴퓨터, 센서, 단말기 등이 저절로 타버려 재로 만들어지는,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임무를 완수한 후 완전히 사라지는 소멸 네트워크(Vanishing Network)를 개발하려 하고 있으며 IBM이 개발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IBM이 DARPA의 소멸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대가로 받는 비용은 350만달러로, DARPA와 IBM이 계약을 완료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계약과 관련해 IBM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DARPA의 소멸 네트워크 개발은 약 1년 전부터 추진되었다. 소멸 명령이 내려지거나 소멸해야 할 시간이 되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컴포넌트들이 타버려 재로 변하는 것으로, “이왕이면 생분해성 재가 되는 것”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DARPA는 이 기술을 VAPR(Vanishing Programmable Resources)로 부르고 있다.
DARA 웹사이트에 따르면 VAPR 프로그램은 소멸 명령에 따라 물리적으로 완전히 소멸되는 전자적 시스템이다. 소멸 명령이 떨어지면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 센서, 기타 단말기들이 모두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소멸 명령을 내리거나 또는 네트워크가 구성된 수 시간 뒤 혹은 특정 시점에 저절로 소멸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DARPA는 “무전기, 원격 센서, 심지어 휴대전화기까지 군인들이 사용하는 정교한 전자제품들은 이제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으며 전장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모든 단말기들을 추적하거나 복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파괴되지 않은 단말기들은 정보나 기술을 담고 있어 적군의 손에 들어갈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VAPR 개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DARPA가 이와 유사한 초소형 전자기기를 이미 개발 완료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매우 작은 크기의 이 전자기기는 물속에서 파괴, 소멸되는데, 전장에서 부상 입은 군인들을 위한 것이다. 초소형의 이 단말기를 삼키면 체내에 들어가 위험한 박테리아를 죽여 감염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임무를 다 하면 체내에서 녹아 흡수되며 신체에는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다.
DARPA는 인터넷을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옴직한 군사 관련 기술 프로젝트 경연을 늘 개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인간을 똑 닮은 로봇을 만들어내기 위해 200만달러의 상금도 걸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