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신화 변대규, 지속가능형 벤처 모델 구축. 휴맥스 CEO 퇴진 및 내부승계 공식선언

벤처 신화 변대규, 지속가능형 벤처 모델 구축. 휴맥스 CEO 퇴진 및 내부승계 공식선언

벤처 신화 변대규 휴맥스 사장이 지속 가능한 벤처 성장 모델 구축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휴맥스 CEO 자리를 이르면 올해 말 내부 승계하고 휴맥스홀딩스 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차기 CEO로는 지난해 10월 COO로 선임한 김태훈 부사장을 지목했다. 약 1년 내부 승계 기간을 거쳐 휴맥스를 전문경영인 체계로 바꿔 놓고 휴맥스홀딩스 의장으로서 M&A 및 계열사간 시너지를 활용, 세기를 뛰어 넘는 100년 영속 가능한 장수기업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다.

변대규 휴맥스 CEO는 7일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마친 뒤 전자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벤처기업으로는 파격적인 CEO 승계 구상과 휴맥스 중장기 성장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변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CEO 승계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고민과 준비를 해 왔고, 김태훈 부사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김 부사장은 20년 이상 휴맥스에서 근무하면서 개발, 해외영업, 법인경영, 본사 마케팅 및 사업 총괄 등을 두루 경험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이르면 내년께 휴맥스 CEO로 정식 선임된다. 7일을 기점으로 실질적인 CEO 업무 인수인계 작업에 들어간 셈이다.

인터뷰에서 변 사장은 휴맥스의 창업부터 지금까지 25년간 CEO로 일해 온 만큼 벤처기업에서 CEO의 중요성과 막중한 책임감에 대해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CEO는 임원들하고 하는 일은 물론이고 부담도 다르다. 내부에서 개발 전문가, 사업 전문가였지만 CEO는 경험이 다른 분야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며 “김 부사장은 앞으로 약 1년간 이런 기업설명회(IR)는 물론이고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CEO로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대규 사장은 자회사들의 사업 확장 및 해외 시장 매출 호조로 2016년 2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차기 CEO를 공식화하고 이를 전제로 경험을 쌓는 것은 벤처기업으로서 휴맥스 전반을 건강하게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벤처업계 대부답게 그는 수년간 체계적인 비즈니스 혁신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벤처들의 사례 연구에 집중해 왔다.

변 사장은 “CEO를 승계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도 `나도 언젠가 CEO가 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줘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며 “휴맥스는 벤처지만 지주회사가 있기 때문에 사업회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글로벌 역량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사장은 지주회사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을 찾아 관계사들의 거시적, 중장기적 전략을 결정하거나 인재 발굴, 경험이나 지식을 관계사간 공유하는 일을 하게 된다. 변 사장은 “무엇보다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생각하고있다”고 설명했다.

휴맥스가 2010년 벤처기업으로 역사적인 1조 벽을 넘어선 이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업기회를 내다보고 적절한 시점에 이뤄진 인수합병(M&A)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휴맥스는 지난해 완성차에 납품하는 차량용 오디오를 주로 생산하는 휴맥스오토모티브(구 대우아이에스)의 지배권(67%)를 확보했다. 휴맥스오토모티브는 지난해 264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휴맥스의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이르면 2017년에는 4000억원대 이상 매출도 내다봤다. 여기에 손자회사인 알티캐스트까지 휴맥스의 북미 케이블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셋톱박스가 단순한 가정 내 유료방송 수신기에서 방송, 통신을 결합하는 등 스마트기기로 진화하는 것처럼 차량용 카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변 사장은 이를 미리 내다봤다.

그는 “카엔터테인먼트 사업도 TV사업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삼성이 일본 업체를 따돌렸던 것은 당시 산업의 역동성이 한국기업의 특성과 잘 맞았기 때문”이라며 “자동차 산업도 굉장히 보수적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데 한국기업이 일본이나 유럽기업보다 더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휴맥스는 2018년 글로벌 1위 셋톱박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1조3518억원(휴맥스오토모티브의 4분기 매출만 반영한 공시 기준 1조1394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휴맥스는 홈게이트서버(HGS) 시장 확대, 미국 케이블 시장 진출, OTT(Over The Top) 사업 강화 등 본격적 사업확대에 힘입어 올해 1조5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내놨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